한은 '인플레 장기화' 전망에 주름살 깊어진 서민들

입력 2021-10-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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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ㆍ에너지 가격 상승에 물류대란 겹쳐 인플레 부담

이른 한파에 농산물값 급등
소비자물가 상승 우려 확산

▲1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1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과 방역체계 개편에 따른 수요 증대와 함께 집값 상승도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른 한파도 물가 오름세를 부추길 전망이다. 일반인들의 기대인플레이션도 이미 추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은행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과 함께,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측 물가상승압력, 반도체 공급 차질과 해상물류 지체 등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 등이 최근 높은 물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최근 80달러대를 넘어섰다. 26일 현재 두바이유는 배럴당 81.82달러로 3년 만에 최고치다.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백신 보급과 함께 사적모임과 집합 금지 완화 등 소위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하면서 수요 측 물가상승압력은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들어 반도체 공급 차질과 해상물류 지체 등 글로벌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비교적 영향력이 적었던 국내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전셋값 등 집값이 오르면서 시차를 두고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승철 한은 물가동향팀 과장은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방역체계 개편에 따른 수요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며 “전셋값 등 집값 상승도 향후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여름 장마 등에 급등했던 농산물 가격은 이른 한파로 다시 상승할 조짐이다. 실제, 배추 10㎏ 기준 도매가격은 전주 대비 24.56% 오른 7524원이다. 무, 쪽파, 마늘, 고추가루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고 있다. 무는 20㎏ 기준 도매가격이 1만880원으로 29%나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쪽파 가격은 전년 대비 50% 이상 올랐고, 고춧가루와 마늘 가격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들도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 인식과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0월 기준 각각 전월 대비 보합인 2.4%를 기록해 석 달째 횡보했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 응답 분포 중 2% 미만 비중은 전월보다 2.6%포인트 감소한 34.7%를 나타내 2018년 10월(34.5%)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2~3%로 본 응답 비율은 30.9%로 2018년 10월(31.6%) 이후 최고치다. 3~4% 응답 비중도 14.0%로 2018년 12월(14.2%)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물가가 3%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가와 공공요금이 오르고 있고, 체감물가도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한편,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올랐다. 4월 2.3%를 기록한 이래 6개월째 2%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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