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인 아내 윤정희(본명 손미자)를 내버려 뒀다는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백건우는 자신의 딸 백진희가 윤정희를 정성과 사랑으로 간호하고 있다며 평화롭게 놔둬달라고 호소했다.
백건우는 2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얼었다. 법률대리인 정성복 변호사와 동행했다.
백건우는 우선 'PD수첩'의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진희가 엄마를 모시고 바캉스를 떠난 동안 윤정희 형제자매와 'PD수첩'이 취재를 했고, 윤정희가 방치됐다고 왜곡 보도를 했다"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정희 형제자매 등이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허위 사실을 주장해왔지만 여러분 가슴 속에 담고 있는 배우 윤정희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건우의 직접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정희의 돌봄을 둘러싼 사태는 윤정희의 동생들이 2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 주세요"라는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정성복 변호사는 "사라진 것은 배우가 아니라 거액의 돈"이라며 윤정희의 첫째 여동생 손미애 씨가 연주료 등 거액을 인출해 신뢰를 잃은 사실도 공개했다.
앞서 백건우 측은 손미애 씨가 1980년부터 백건우의 한국 연주료를 관리해왔으나 잔고 내역을 허위로 알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백건우가 주장한 손 씨의 인출액은 총 21억4359만1154원이다. 이 금액이 빠져나간 사실을 백건우가 인지한 시점은 2019년 3월 28일이다.
정성복 변호사는 "해당 금액은 2003년부터 적시한 것"이라며 "그 전의 내역은 확인되지 않아 얼마나 더 없어졌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선생님이 국내에서 받은 연주료는 백건우 선생님 통장뿐만 아니라 윤정희 선생님 통장에도 넣었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프랑스 법원이 지정한 후견인은 딸 백진희와 프랑스 후견협회 A.S.T.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윤정희는 프랑스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정상 치료 중"이라며 "윤정희는 호수가 보이는 아름다운 곳에서 주변의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프랑스 후견단체에서도 놀랄 정도의 간호"라고 설명했다.
백건우는 MBC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신청과 함께 손해배상 총 11억 원(백건우 10억 원, 백진희 1억 원)을 25일 신청했다. 정 변호사는 "영등포경찰서에 동생 손미애 씨의 21억 원 횡령에 대한 고소장을 27일 접수했다"고 밝혔다.
백건우는 "(윤정희와) 지금은 대화라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옆에서 간호를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지난 10년 동안 정말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현재 윤정희는 매일 평화롭게 자신의 꿈속에서 살고 있다"며 "윤정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이들은 치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형제자매들이다. 왜 2년 반 동안 거짓 주장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의도를 잠시라도 생각해보면 사건을 명확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