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임기말 꺼내든 '차별금지법'…여야도 대선주자도 뜨뜻미지근

입력 2021-10-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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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국회, 정당 대상 차별금지/평등법에 대한 입장과 계획 공개질의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국회, 정당 대상 차별금지/평등법에 대한 입장과 계획 공개질의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말을 앞두고 차별금지법 검토를 언급한 가운데 여야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양당 대선 주자들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차별금지법은 과거에도 논의만 하고 진전은 없었던 터라 문 대통령 임기 전에 법 제정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전날(28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 검토할 때가 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더해 여야 법사위 간사들이 양당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이 끝나는 대로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보도와 달리 여야는 차별금지법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양당 모두 차별금지법을 논의하기엔 정치적 부담도 크고 선거를 앞두고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인 만큼 논의 과정도 복잡하기에 양당 모두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11월 논의를 한다는 보도는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라며 차별금지법 논의에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는 물론 개별 의원들도 선뜻 나서서 차별금지법을 논의하기엔 종교단체 반발이 거셀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는 29일 오후 울산 방문 후 취재진과 만나 "또다시 국민을 편 가르기를 하고 표를 노리고 가장 자극적이면서도 인화성이 높은 성적 정체성 문제를 꺼내서 이 논의를 지속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다분히 정치적"이라며 "진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면 여러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엉뚱하게 다른 얘기를 하고 계신다"고 비꼬았다.

대권 주자들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전에도 수차례 말했다. 당연히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 근거가 없는 불합리한 차별은 없어야 한다"며 "평등권의 발로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만 "특정 영역에 관해서 갑론을박이 많고 사회적 갈등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오해도 불식하고 이해도 넓히고 국민의 집단지성이나 시민의식, 합리적 토론을 통해서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후보는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기업의 '선택의 자유'가 제한돼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는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질문에 "조용히 물러나지 물러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온갖 해코지를 다 하고 물러나려고 한다"며 "헌법 원칙만 보면 될 걸 뭐하려고 또 동성화를 합법화시키려고 그런 법을 만들려고 하냐"고 반발했다.

정치권 논의가 불투명해지자 시민단체에선 하루빨리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압박에 나섰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전날 국회 정문 앞에서 '국회·정당 대상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한 의견과 계획 공개질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한 의견과 계획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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