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토론 치열했지만…감정적 공방에 '398·빈깡통' 막말도 난무

입력 2021-10-3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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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31일 수도권 TV토론에서 마지막 토론인 만큼 각자 '이재명 후보를 꺽을 적임자'인 이유를 부각시켰다. 이와 함께 서로의 약점을 꼬집으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제10차 합동토론회가 열린 31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원희룡(왼쪽부터), 윤석열, 유승민,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토론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제10차 합동토론회가 열린 31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원희룡(왼쪽부터), 윤석열, 유승민,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토론 시작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이길 후보는 "나야 나~"…확장성·대장동·도덕성 내세워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서 "본선의 핵심은 '중도 확장성'으로 중도층, 무당층, 수도권, 청년층에서 승부가 좌우가 된다"면서 "저는 그동안 10년 넘게 개혁 보수 주장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중도보수 확장성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과 토론회에서도 이 후보를 압도할 수 있다. 특히 기본시리즈는 가장 오랫동안 비판해왔다"면서 "도덕성 역시 22년간 정치하면서 아무 약점이 없는 제가 우위에 있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최근 발포된 10개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홍준표만이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도덕성 우위에 있을 뿐 아니라 확장성 면에서도 20~40세대의 힘으로 이재명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호남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10%에 불과했지만 홍준표에겐 20%대의 지지를 보여주고 있어 이재명 후보와 대결할 정도가 됐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장동 비리로 이재명 후보를 궁지에 넣을 후보임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이재명 후보의 비리 실체, 도덕성은 물론 인생 과정, 가짜 정책 등에 대해 파고들었고 잘 파악하고 있어 그를 쓰러뜨릴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제가 링에서 내려가는 순간 이재명 후보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유유히 도망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장동의 올가미에서 풀려나고 오히려 현 정권이 온갖 공작으로 우리 후보에게 올가미를 씌울 것"이라고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검사 경력'을 내세웠다. 그는 "오랜세월 검찰에서 부패 사건을 많이 다뤄왔고, 대장동 사건 등을 보면 견적이 나온다"면서 "문재인 정권, (민주당) 후보 측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윤석열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장동 사건은 빙산의 일각으로 그 외 많은 부패 사건들과 카르텔이 바닥에 깔려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야 대통령 하겠나"…강점 물고 늘어지는 공방

후보들이 저마다 '이재명을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무섭게 서로 관련 내용을 물고 늘어지는 신경전도 이어졌다.

우선 유 전 의원은 원 전 지사에게 "대장동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꼼짝 못하는 증거는 내놓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윤 전 총장을 향해선 "대장동 부패를 말했는데, 부정부패 하나만 잡으면 대통령 될 수 있냐"면서 "(그런 논리라면) 검찰총장을 계속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부패 문제가 단순한 법 집행, 사법처리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국가의 근간과 관련있으며, 처리가 안 될 경우 사회적 자본이 훼손된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 역시 윤 전 총장에게 "대통령은 구속 등 수사지휘를 하는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수사의 대강만 알면 되지 실무자가 아니다. 시스템만 갖추면 된다"고 충고했다.

또 원 전 지사가 내세운 '대장동 비리 파악' 강점에 대해선 홍 의원이 "제가 만약 대선 후보가 되면 원 후보께서 대장동 비리 TF 총괄 책임자 해주지 않겠냐"고 제안하자 원 전 지사는 "역겹지 않냐"고 답해 두 사람의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홍 의원은 또 "해주기 싫으면 다른 사람 또 있다"며 현 홍준표 캠프의 김진태 팀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원 전 지사는 나머지 3명의 후보에게 모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홍준표 후보가 다시 출마하면 4년 전으로 돌아가고, 윤석열 후보는 리스크가 많다. 유승민 후보도 책상 이론으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와 같이 이재명을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싸울 사람이 붙어야 4개월간 우리가 공격하며 정권교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398·꿔준표·빈깡콩' 막판 토론에 '인신공격' 난무

이날 토론회에선 '마지막 토론'이라는 이유로 후보들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을 넘어 막말과 인신공격이 난무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언짢겠지만 요즘 윤 후보에 대해 '398'이란 말이 생겼다. 20대 지지율 3%, 30대 9%, 40대 8%라는 의미로 이 수치로는 본선을 치르기 어렵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신인이라 주장하며 확장성을 얘기하는 것은 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후보가 "중도 확장 차원에서 저는 정치 신인이다. 그동안 현 정부에게 등을 돌린 민주당, 중도층 지지자를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론 새로운 사람이 적격"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윤 전 총장 역시 질세라 홍 의원이 본인 강점으로 내세운 중도 확장성에 대해 "확장성이 없다고 보며 '꿔준표'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홍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24%가 오세훈 시장을 찍었다”고 반박했다.

또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이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며 "문 정권이 베네수엘라 완행열차라면 이재명 후보 집권시엔 베네수엘라 급행열차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홍 후보는 1980년대 개천에서 용날 시절에 갇혀있다. 과거로 돌아가는 완행열차"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 공약과 관련해 홍 의원 '자신의 공약과 당 공약의 접점을 찾겠다'고 발언하자 원 전 지사는 "자기 생각이 없는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만으로 충분하다"며 "빈 깡통 같다"고도 했다. 이에 홍 의원은 "그런 식으로 비난하는 것은 마지막 토론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타일렀다.

한편, 이번 토론을 끝으로 10월 8일 2차 컷오프 이후 총 10차례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 토론 일정도 모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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