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만의 문제 아니었다…유럽도 ‘요소수 대란’

입력 2021-11-0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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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 생산 중단에 '패닉바잉' 현상까지

▲(뉴시스)  1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요소수를 경유차량에 넣고 있다.
▲(뉴시스) 1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요소수를 경유차량에 넣고 있다.

석탄 가격 상승으로 인한 요소수 대란이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벌어지고 있다. 요소수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생산 감축 계획을 발표하자 요소수에 대한 ‘패닉바잉(공황매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유럽 운송업 전문 매체 트랜스인포는 유럽 최대 요소수 기업인 슬로바키아 회사 두슬로(Duslo)가 지난 10월 21일 요소수 생산 중단을 선언하자 슬로바키아 현지 운송업계에서 요소수를 사재기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정부는 두슬로 발표 직후 요소수 50만 리터 어치를 주문했다. 두슬로가 생산 중단을 선언하기 전부터 이미 업계에서는 관련 풍문이 돌았으며, 이로 인해 패닉바잉 현상이 발생한 상태였다고 한다.

슬로바키아뿐만이 아니다. 파이낸셜 라운지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요소수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 야라(Yara) 역시 지난 4주간 요소수 생산을 중단하기로 지난 10월 13일 결정했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 SCR(질소산화물 저감장치)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 SCR은 경유차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유럽 화물차 대부분은 유럽연합(EU)이 정한 자동차 유해가스 배출기준인 유로 5와 유로 6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SCR을 필수적으로 탑재해야 한다. 차량에 무리없이 요소수 없이 디젤차 운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ECU 조작으로 SCR 작동을 일시 중단하면 되는 것. 하지만 SCR 작동을 멈추는 것은 디젤차의 질소산화물을 정화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어서 환경적으로, 국제 사회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결국 요소수 생산이 중단되면 차량 운행 역시 힘들어지는 것이다. 이에 운송업계 물류대란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된다. 특히 이번에 요소수 생산을 중단하는 야라의 경우 이탈리아 요소수 생산량 중 60%를 책임지고 있어, 야라의 생산 중단은 이탈리아 수송산업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우려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이 ‘패닉바잉’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다. 문제는 요소수에 대한 패닉바잉이 요소수 가격 급등이 부추겨, 혼란을 가중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슬로바키아와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내 요소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며 가격도 급등하고 있는데 외신보도에 따르면 1000리터당 250유로였던 요소수 가격은 500유로로 두 배가 뛰었다.

요소수 생산 중단 배경에는 석탄 가격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요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는 대부분 석탄에서 추출하기 때문이다. 석탄 가격 상승에 따라 중국 역시 지난 10월 15일 요소 수출을 제한했다. 이에 요소 수입의 3분의 2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던 한국 역시 요소수 공급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의 요소수 품귀현상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이 높은 중국 의존도를 해결하기 위해 요소수 공급처 다각화를 꾀하면서 유럽 등을 주요 공급처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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