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정차 전동킥보드 민원 1·6위 강남구ㆍ용산구…단속 '뒷짐'

입력 2021-11-02 14:14 수정 2021-11-0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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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견인 시행 25개 자치구 중 23곳 참여…신고 건수 크게 줄어

▲신논현역 출입구 근처에 전동킥보드가 세워져있다. 강남역과 신논현역은 도로에 킥보드가 쓰러진 경우도 허다하다.  (사진제공=서울시)
▲신논현역 출입구 근처에 전동킥보드가 세워져있다. 강남역과 신논현역은 도로에 킥보드가 쓰러진 경우도 허다하다. (사진제공=서울시)

강남구와 용산구가 공유 전동킥보드 불법 주ㆍ정차에 대한 많은 민원에도 늑장대응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시는 단속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들 자치구도 견인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7월 견인 시행 이후 9월 30일까지 공유 전동킥보드 관련 시민 신고 건수는 총 1만2818건으로 집계됐다. 강남구와 용산구가 각각 2103건, 719건으로 자치구 가운데 1위, 6위에 올랐다. 마포구(1348건)와 송파구(1310건), 은평구(776건), 성동구(77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앞서 서울시는 7월 불법 주ㆍ정차 공유 전동킥보드 견인을 시행했다. 견인 대행업체와 협약을 체결해 불법 주ㆍ정차된 개인형 이동장치(PM) 기기를 견인하고 있다. 차도나 지하철역 출입구, 버스정류장 등 '즉시 견인구역'에 불법 주차 시 대행업체가 즉시 견인조치 한다. 견인비용은 건당 4만 원으로 공유 PM 업체가 이를 부담한다. ‘일반도로’는 불법 주ㆍ정차 민원 접수 이후 견인조치까지 유예시간(3시간)을 부여한다.

7~10월까지 양천구 등 16개 자치구가 불법 주ㆍ정차 공유 전동킥보드 견인을 시행했다. 이달 중구 등 7개 구청이 견인을 시행하면 강남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3개 자치구가 서울시와 보조를 맞추게 된다. 강남구와 용산구는 12월에도 불법 주ㆍ정차 공유 전동킥보드 견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견인을 시행한 자치구들은 민원 건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견인 시행 전후로 신고 건수는 36% 줄었다. 특히 송파구의 9월 신고 건수는 59건으로 7월(259건)보다 77% 감소했다. 영등포구는 156건에서 47건으로 떨어졌다. 반면 강남구는 191건에서 196건으로 3% 소폭 증가했고, 용산구는 7월과 9월 모두 4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논현역 이근에서 시민이 넘어진 전동킥보드를 피해 지나가고 있다. 오토바이, 전동킥보드 불법 주정차로 보행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신논현역 이근에서 시민이 넘어진 전동킥보드를 피해 지나가고 있다. 오토바이, 전동킥보드 불법 주정차로 보행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강남구ㆍ용산구에 공유 PM 업체가 몰려 있는 만큼 이들 자치구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내 공유 PM 업체 총 17개 중 강남에 10개, 용산에 5개가 위치했다. 특히 강남구는 사고 건수도 높다.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PM 사고(387건) 가운데 24.3%(94건)가 강남에서 발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견인 시행 전부터 협조를 요청했지만 강남구와 용산구만 요지부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고 건수도 줄어들 만큼 시민 만족도가 높은데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것 같다"며 "부구청장 회의 때도 관련 내용을 말했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공유 PM 업체는 규제를 피해 강남구와 용산구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견인은 물론 각종 규제로 공유 PM 업계가 몸살을 앓는 상황"이라며 "견인 비용 내고 나면 매출에 타격이 작지 않아 강남과 용산에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와 용산구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남구 관계자는 "어느 부서에서 담당할지 정하는 등 관련 내용을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용산구 관계자는 "구청 주차단속반원이 단속하는 게 아니라 업체가 임의로 판단해 견인하면 역으로 민원이 들어오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견인을 안 한다기보다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문제가 보완되면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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