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설득 나선 넷플릭스…정부ㆍ국회는 ‘냉담’

입력 2021-11-03 14:53 수정 2021-11-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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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협력’ 강조…망 사용료 지급으로 이어질까

▲넷플릭스 로고.
 (AP연합뉴스)
▲넷플릭스 로고. (AP연합뉴스)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콘텐츠 수익 분배 등 한국에서 불거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본사에서 부사장을 파견해 정부와 국회를 연이어 만나며 여론을 설득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공공정책 부문 부사장이 정부와 국회를 연이어 만나며 망 사용료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먼저 넷플릭스는 정부와 만나 망 사용료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전날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부위원장을 만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과 이용자 보호, 미디어 콘텐츠 투자 등 현안을 논의했다. 4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면담한다.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은 전날 넷플릭스에 “미디어 콘텐츠 상생 협력을 위해 모든 구성원의 동반성장이 필요하므로, 공정하고 평등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통신망 환경에 대해서도 글로벌 사업자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은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콘텐츠 관련 투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김 부위원장에게 한국 시장에서 콘텐츠 투자를 늘려 국내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단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등과 만나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주요 안건은 역시나 ‘망 사용료’였다. 현재 국회는 망 사용대가 관련 개정법률안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커진 상태다. 정부와 여야 간 의견이 일치한 만큼 정기국회 내에 관련 법안을 처리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원욱 과방위 위원장은 가필드 부사장과 면담하며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국내 사업자에게는 역차별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넷플릭스가 현재 취하는 자체 기술적 조치 부분은 망 사용료 이슈 이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도 망 사용료 문제와 관련해 “인터넷망의 혼잡을 유발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사업자가 혼잡 유발에 따른 대가를 부담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넷플릭스는 ‘기술적 협력’을 강조하며 국회를 설득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김 의원에게 “망 사용료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와 소송 중이지만, 이는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기술적 협력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안이 최신 기술의 도입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 달라”며 “공정한 망 사용료 책정과 거둬들인 망 사용료의 공정한 사용에 대해 고려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협력’이 망 사용료를 지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간 넷플릭스는 자사 콘텐츠 제공 프로그램인 ‘오픈 커넥트(Open Connect)’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자체적으로 인터넷 속도 저하를 방지하고, 트래픽도 95% 이상 감소시키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어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관련 소송도 벌이고 있다.

가필드 부사장은 이에 대해 “넷플릭스가 소비자 여러분이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시청하실 수 있도록 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사의 지배적인 영향력을 동원해 자의적으로 정한 금액을 저희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부터도 받아내려 하고 있다”며 “넷플릭스는 한국 ISP에 부담을 끼치지 않도록 콘텐츠 제공자(CP)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지난달 공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망 사용료에 대해 언급한 이후다.

한편 넷플릭스는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며 사업 영토 확장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그레그 피터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어쩌면 언제가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를 배출하는 게임을 볼 것”이라며 “이처럼 다른 엔터테인먼트 장르 간에 풍부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보는 일은 놀라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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