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발작’ 피한 연준…‘비둘기파’ 파월에 뉴욕증시 나흘째 사상 최고치

입력 2021-11-0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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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긴축발작 악몽 재연 막아
NYT, 블룸버그 등 파월 의사소통 높게 평가
전문가들, 기업 실적 호조에 증시 당분간 강세 전망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9월 22일 트레이더들이 미소 짓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9월 22일 트레이더들이 미소 짓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공식 발표했지만, 시장은 2013년의 긴축발작 악몽을 재연하는 대신 오히려 환호하는 모습이다. 시장과의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시가 당분간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나흘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발표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비둘기파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가 호재로 작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파월 의장의 모습을 “섬세하다”고 평했다. NYT는 “이날의 핵심은 파월이 무엇을 발표했는지가 아닌,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에 있다”며 “그는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몇몇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의 생각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더 경고를 전했다면 그건 연준이 갑작스럽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는 일련의 상황이 금리 인상을 가속하는 이유가 아니라는 점을 확고히 했다”고 풀이했다.

앞서 캐나다와 호주, 영국 등 주요국의 중앙은행은 조기 금리 인상을 암시하는 발언을 내놨고, 연준 역시 인상 시기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분석들이 나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시각을 뚝심 있게 유지하며 조기 금리 인상 관측을 불식시켰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연준의 메시지가 투자자들에게 편안하게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벌어진 인플레이션 급등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고 판명된다면 이번 발표는 긴축정책을 시작한 다른 국가들에 합류할 기회를 놓치는 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다우지수 추이. 3일(현지시간) 종가 3만6157.58 출처 CNBC
▲미국 다우지수 추이. 3일(현지시간) 종가 3만6157.58 출처 CNBC
일부 우려에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970년대 인플레이션 급등과 같은 나쁜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파월 의장을 측면 지원했다. 그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970년대엔 일련의 공급 충격이 장기적인 문제가 됐고 정책 입안자들이 인플레이션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불신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런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여전히 잘 고정돼 있다”며 “연준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었고 변화에 대처할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시작에도 뉴욕증시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뛰어넘는 결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모리스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은 CNBC방송에 “투자자들은 몇 달에 걸쳐 테이퍼링 시기를 기다렸던 터라 이날 발표는 시장 전반에 걸쳐 있었던 미세한 우려를 제거해줬다”며 “연준의 발표는 기업 실적과 시장에 도움이 될 만한 경제 활성화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오안다증권의 크레이그 얼램 애널리스트는 “현재 매우 강한 분기 실적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주가 하방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보다 앞서고 있다”며 “다만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지 않기로 한 만큼 투자자들이 시장에 계속 참가하도록 하려면 지속적인 경기 개선 신호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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