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산업에 부는 친환경 바람…로봇 공학자들, ‘지속 가능 로봇’ 추진

입력 2021-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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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생분해 가능 부품으로 로봇 만들기·미생물 연료전지 사용 등
“용도도 친환경 등 지속 가능 프로세스에 속해야”

▲생분해성 재료로 만들어진 I-Seed 로봇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제공 이탈리아공과대학
▲생분해성 재료로 만들어진 I-Seed 로봇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제공 이탈리아공과대학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환경보호단체들이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하는 가운데 로봇산업에서도 이에 부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존 로봇 이미지는 반짝이는 새 금속 부품으로 만들어지고 전통적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거대한 기계다. 그러나 일부 로봇 공학자들은 재활용되고 생분해되며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만들어진 ‘지속 가능 로봇’ 아이디어를 추진하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웨스트잉글랜드대학의 앨런 윈필드 로봇 윤리학 교수는 “기후 긴급사태 솔루션에 로봇이 포함되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더 지속 가능한 로봇을 만들려면 재활용할 수 있거나 지속 가능한 부품 등 윤리적 자원을 쓰고 가능한 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 파손된 경우에는 수리할 수 있고 사용 연한이 오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도 있다. 센서나 컴퓨터 칩 등 현재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불가능한 부품은 로봇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속 가능 로봇 정의에는 기능도 포함된다. 윈필드 교수는 “로봇이 재생 가능 부품으로 만들어져도 살충제 살포 등에 쓰이면 지속 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며 “로봇 용도도 지속 가능한 프로세스의 일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폐기물이나 인공지능(AI) 머신러닝에 필요한 에너지는 비판 대상이 됐지만, 로봇은 그다지 주목받지 않았다. 로봇이 주로 산업현장에서 사용돼 별로 눈에 띄지 않아서다. 그러나 로봇이 가정이나 더 많은 직장에 보급되면 낡거나 망가지면 버려지는 소비재처럼 될 수 있다. 지속 가능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최초로 개발이 시도된 지속 가능 로봇 중 하나가 2002년 웨스트잉글랜드대의 브리스톨로보틱스연구소가 제작한 ‘에코봇(EcoBot)’이다. 에코봇은 90%가 재생 가능 재로로 만들어졌다. 에너지원은 박테리아가 유기물을 분해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발전하는 ‘미생물 연료전지(MFC)’를 사용했다.

연구소 측은 “우리의 새 MFC가 산업용 로봇에 쓰일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인과의 회의와 이메일 교환 등을 통해 상용화 논의를 하고 있다. 대학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우리의 최신 기술을 비즈니스 환경에서 테스트하기를 열망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최근 한 기업과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또 지속 가능 로봇에 쓰이는 생분해성 재료에는 부드러운 것이 많아 기존 자재보다 인간 주위에서 사용하기에 안전하고 용도도 더 다양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탈리아공과대학의 로라 마르게리 연구원은 ‘I-See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약간의 바람으로도 멀리 이동할 수 있는 씨앗을 모방한 작은 생분해성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초소형 로봇을 드론으로 뿌려 대기나 토양에 있는 기후 데이터를 관측하고 수집한다. 이런 데이터는 환경 보호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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