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급기야 일부 지역에선 매매수급지수(매수심리)가 가 기준선(100) 이하로 떨어졌다. 최근 집값 급등세에 따른 피로감에다 정부의 대출 규제 및 금리 인상까지 겹친 영향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1일 조사 기준)는 지난주보다 0.2포인트 낮은 100.7을 기록해 8주 연속 하락했다. 이는 올해 4월 12일 100.3을 기록한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최근 집값 상승세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특히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있는 서북권의 이번주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8로 지난 4월 26일(98.9) 이후 처음 100 이하로 떨어졌다.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서대문구 창천동 한 공인중개사는 "주변 시세나 호가보다 가격을 크게 낮춘 매물도 팔리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매수세 위축이 지속되면 주택시장이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종로구·용산구 등이 위치한 도심권(100.7)과 영등포·양천·구로·동작구 등의 서남권(100.6)은 지난주보다 매매수급지수가 떨어졌다. 반면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5로 지난주(100.4)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서울 전세수급 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 지수는 지난주(102.4)보다 1.2포인트 낮아진 101.2로, 작년 11월 11일(100.4) 이후 약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도심권과 동남권(강남4구)은 각각 99.5, 99.6으로 기준선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전세를 찾는 사람보다 시장에 나와 있는 전세 물건이 더 많다는 얘기다.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의 전세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1월 11일(98.7)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조치와 금리 인상,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까지 본격화하고 있어 당분간 거래 위축에 따른 집값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