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뒤덮은 불확실성…기업 90% “내년도 투자계획 아직 못 세워”

입력 2021-11-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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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기업환경 전망ㆍ대응과제 조사 발표
기업 68% "내년에도 불확실성 지속 또는 확대"
원자재 수급 애로 및 글로벌 공급난 심각성 커

▲기업 투자계획 수립 비율 (자료제공=대한상의)
▲기업 투자계획 수립 비율 (자료제공=대한상의)

최근 심화한 세계 경제 불확실성 탓에 주요 기업의 내년 투자계획이 위축됐다.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지 못한 기업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7일 발표한 '위드 코로나 시대의 기업환경 전망과 대응과제'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기업 316개 가운데 11.7%가 "내년 투자계획을 수립했거나 수립 중"이라고 답했다.

반면 '아직 검토조차 못 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 조사대상의 절반이 넘는 56.2%에 달했다. 이어 '검토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32.1%나 됐다. 이들의 응답 비율을 합하면 무려 88%에 달한다.

기업들이 투자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최근 불거진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 탓이다. 기업환경 불확실성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할지에 대해 응답 기업 가운데 68%가 '지속하거나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완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향후 경기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출 확대와 기업 실적개선 등 최근의 긍정적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대해 응답 기업의 12%는 ‘3개월 이내’라고 답했다.

29.1%는 ‘내년 상반기까지’, 40.5%는 ‘1~2년’으로 내다봤다. ‘3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는 기업도 18.3%에 달했다.

▲세계 최대 구리 광산업체 칠레 BHP 공장에서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안토파가스타/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구리 광산업체 칠레 BHP 공장에서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안토파가스타/로이터연합뉴스

향후 기업활동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엔 응답 기업의 37.7%는 ‘원자재 수급 애로 및 글로벌 물류난’을 꼽았다. 최근 이어진 요소수 대란과 해운 물류대란 등이 답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인력 부족’(20.6%)과 ‘노동‧환경 등 규제환경 지속’(17.1%)도 지목됐다.

이밖에 ‘글로벌 통상환경 급변’(10.1%), ‘디지털 기술환경 변화’(7.6%), ‘2050 탄소 중립 추진’(5.4%), ‘ESG에 대한 요구 증가’(1.6%) 등이 기업의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실제 철강을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거나,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조달이 어려워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된 주 52시간제, 내년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도 기업들의 규제 부담을 추가했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 탄소 중립, ESG 실천 등 당장 기업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과제들도 만만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술과 경쟁 환경이 급변하고, 기업 활동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늘어나면서 기업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라며 “이러한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제품 가격이나 경쟁력은 물론 기업의 미래 운명까지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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