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정보 제출 시한 하루 앞으로…韓 기업들, 막판까지 고민

입력 2021-11-0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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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뉴시스)
▲(신화/뉴시스)

미국 상무부가 요구한 반도체 공급망 정보 제출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시한 전 막판까지 답변에 포함할 정보 범위에 대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이스라엘 파운드리 타워세미컨덕터 등이 미국 상무부에 기업과 공급망 관련 정보를 제출했다.

지난 9월 미국 상무부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 45일의 시간을 주고 재고 자료를 포함한 공급망과 관련한 정보를 이달 8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설문지는 일상적인 정보에서부터 회사 사정에 개입하는 질문까지 총 26가지 문항으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정부는 ‘자발적 제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선 반강제적 조치라 자료 제출 자체를 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미 정부 역시 제출하지 않으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근거로 정보 제출을 강제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 지속해서 기밀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미 정부는 기업들이 고객사 정보 대신 자동차용, 휴대전화용, 컴퓨터용 등 산업별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한 발 물러섰다.

자료를 제출한 기업들 역시 민감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반인 공개 형태로 자료를 제출한 타워세미컨덕터는 제품별 최대 고객사 3곳을 묻는 항목에 대해 "당사는 나스닥 상장 기업으로서 해당 정보를 밝힐 수 없다"고만 적었다. 또한 제품별 재고와 최근 판매량 등 문항은 아예 공란으로 비워놓고 자료를 냈다.

TSMC와 마이크론은 일반인 비공개 형태로 자료를 제출했지만, 타워세미컨덕터와 마찬가지로 영업상 비밀유지 조항에 저촉되거나 민감한 내부 정보는 제외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막바지까지미국 상무부에 제출할 자료에 포함할 내용을 내부 논의 중이다.

영업상 비밀유지 조항에 저촉되지 않고, 민감한 내부 정보를 제외하는 선에서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은 각 기업 수장들의 신중한 태도에서도 읽힌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나 "(정보 제출 요구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내부에서 검토 중이며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도 기업들의 자료 제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업들과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이번 자료 제출 이후) 너무 부당하거나 우리 산업에 부담이 되는 자료를 요구하는 상황이 지속할 경우 정부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 장관은 오는 9일부터 사흘간 미국 출장길에 나선다. 문 장관은 방미 기간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 한미 반도체 공급망 협력 방안과 함께 이번 자료 제출 건에 대한 미국 측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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