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니] 르노삼성 QM6…LPG 1회 충전으로 서울→부산→추풍령까지

입력 2021-11-08 16:00 수정 2021-11-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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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1회 충전하면 항속 거리 600km 육박
서울→부산 달려도 LPG 잔량 절반쯤 남아
부산→서울 중간기점 추풍령까지 더 달려
시속 100km 순항 때 엔진회전수 1800rpm
고속 순항에 초점 맞춘 CVT 기어비 효과

2016년 첫선을 보인 르노삼성 QM6가 누적판매 20만 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국내에서 1세대 '라이프 사이클'의 종점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그래서 인기가 시들해질 법하지만 결과는 반대. 2019년 등장한 LPe 모델 덕에 다시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LPG를 연료로 쓴 QM6 LPe는 출시 2년 만에 6만 대가 팔렸다. 지금도 QM6 판매의 60%가 LPe다. 르노삼성이 규제 완화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국제유가가 다시금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요소수 대란'까지 겹쳤다. 자연스레 LPG SUV에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요금소를 앞두고 LPG를 가득 채웠다. 제조사 권고치에 맞춰 타이어 공기압도 맞췄다. LPG는 안전을 위해 80~85% 충전만 가능하다. 1회 충전으로 얼마만큼 달릴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김준형 기자 junior@)
▲서울요금소를 앞두고 LPG를 가득 채웠다. 제조사 권고치에 맞춰 타이어 공기압도 맞췄다. LPG는 안전을 위해 80~85% 충전만 가능하다. 1회 충전으로 얼마만큼 달릴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김준형 기자 junior@)

◇서울→부산까지 달리며 고속 연비효율 확인

르노삼성 QM6의 장점을 두루 살피는 한편, LPe 모델의 고속도로 연비 효율성을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LPG를 가득 충전하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린 다음, 다시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올 수 있을지 시험해 보기로 했다.

‘연비 운전’은 철저하게 배제했다. 가속할 때 경쾌하게 내달리고, 추월이 필요하면 과감하게 가속페달을 밟기로 했다. 부담 없이 최고출력(140마력)과 최대토크(19.7kg.m)를 활용해볼 참이다.

오전 9시.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직전에 자리한 LPG 충전소에서 탱크를 가득 채웠다. 동승자 없이 기자 혼자 왕복 700km를 달릴 계획. 출발 전, 타이어 공기압도 제조사 권고치에 맞췄다.

고속도로에 올라서자 QM6 LPe는 뜻밖에 몸놀림이 가볍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불끈불끈’ 앞머리를 쳐들며 내달리는 게 기특하다. 슬며시 '한 대쯤 가져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밀려든다.

▲무단변속기는 유성기어가 맞물리는 게 아닌, 엔진 출력축과 바퀴 회전축 사이에 2개의 풀리를 심는다. 그리고 이 두 축을 스틸 벨트로 연결한다. 연비와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변속기다.   (사진제공=르노삼성)
▲무단변속기는 유성기어가 맞물리는 게 아닌, 엔진 출력축과 바퀴 회전축 사이에 2개의 풀리를 심는다. 그리고 이 두 축을 스틸 벨트로 연결한다. 연비와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변속기다. (사진제공=르노삼성)

▲1층에서 2층까지 올라갈 때 5개의 계단보다는 6개의 계단이 더 편하고 빠르다. 힘(연비)이 덜 드는 건 당연하다. 자동차 변속기 역시 마찬가지. 5단 변속기보다 6단 변속기의 연비가 더 좋고 가속이 빠르다. 무단변속기의 경우 이 단계를 더 잘게 쪼갠 덕에 효율이 뛰어나다.   (게티이미지뱅크)
▲1층에서 2층까지 올라갈 때 5개의 계단보다는 6개의 계단이 더 편하고 빠르다. 힘(연비)이 덜 드는 건 당연하다. 자동차 변속기 역시 마찬가지. 5단 변속기보다 6단 변속기의 연비가 더 좋고 가속이 빠르다. 무단변속기의 경우 이 단계를 더 잘게 쪼갠 덕에 효율이 뛰어나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속 순항에 초점 맞춘, 부드러운 CVT

수동변속기는 엔진 출력이 변속기에 직접 맞닿는다. 반면 자동변속기는 이 동력을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예컨대 선풍기를 켜놓으면 마주 보는 반대편 선풍기가 맞바람에 돌기 시작한다. 이때 2개의 선풍기는 각각 회전수 차이가 난다. 자동변속기 연비가 떨어지는 이유도 이런 회전수 손실(낭비) 탓이다.

최근 유행하는 자동화 수동변속기, 이른바 DCT는 구조적으로 수동변속기다. 운전자가 클러치를 밟고 떼는 동작을 차가 알아서 해준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도 가격은 자동변속기보다 비싸다. 제조사의 꼼수다.

QM6 LPe는 내구성을 인정받아온 닛산의 'X-트로닉 CVT'를 쓴다. 이른바 무단변속기다.

엔진에서 나오는 회전축과 바퀴로 이어지는 회전축 사이를 벨트로 연결한다. 2개의 축이 서로 크기를 바꿔가며 변속한다. 일반 변속기처럼 각각의 단수가 없어 부드럽고, 연료 효율도 자동변속기를 앞선다.

급가속하면 엔진 회전수가 4000rpm 근처까지 단박에 치솟는다. 이 상태에서 회전수는 고정돼 있고 변속기가 모양을 바꿔가며 바퀴에 회전력을 보탠다.

▲최종감속기어는 자전거의 '크랭크(앞쪽) 기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크랭크 기어 지름이 크면 출발이 버겁지만 고속에서 여유롭게 달릴 수 있다. 반대로 크랭크 기어 지름이 작으면 경쾌하게 출발하는 대신, 고속에서 아무리 페달을 굴러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 QM6는 후자다. 저속에서 경쾌하게 가속하는 한편, 고속 영역에 접어들면 무단변속기의 낮은 항속 기어비를 활용해 낮은 회전수로 여유롭게 달린다.  (게티이미지뱅크)
▲최종감속기어는 자전거의 '크랭크(앞쪽) 기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크랭크 기어 지름이 크면 출발이 버겁지만 고속에서 여유롭게 달릴 수 있다. 반대로 크랭크 기어 지름이 작으면 경쾌하게 출발하는 대신, 고속에서 아무리 페달을 굴러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 QM6는 후자다. 저속에서 경쾌하게 가속하는 한편, 고속 영역에 접어들면 무단변속기의 낮은 항속 기어비를 활용해 낮은 회전수로 여유롭게 달린다. (게티이미지뱅크)

◇출발과 가속에 초점 맞춘 최종감속기어

자동차의 운동 특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최종감속기어(Final Gear Ratio)’다.

대형 트럭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차축 중앙에 수박 크기만 한 차동기어가 달려있다. 이게 최종감속기어다. 변속기와 기능은 비슷해도 기능과 달린 위치가 전혀 다르다. 전륜구동 차는 엔진 옆에 달려있다.

최종감속기어는 자전거 페달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자전거는 페달이 달린 ‘앞쪽 크랭크 기어’와 뒷바퀴에 연결된 ‘뒤쪽 기어’로 나뉜다. 자동차에서 최종감속기어가 이 ‘크랭크 기어’ 역할을 한다.

예컨대 자전거의 '앞쪽 크랭크 기어' 지름이 ‘대형’이면 출발 때 엄청난 힘(자동차의 낮은 연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정 속도에 올라서면 페달을 적게 돌려도(낮은 엔진 회전수를 이용해도) 편안한 고속 주행이 가능하다.

▲고속도로를 순항할 때 낮은 회전수를 유지하면 연비는 물론 넉넉한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순항 회전수가 낮으면 주행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사진제공=르노삼성)
▲고속도로를 순항할 때 낮은 회전수를 유지하면 연비는 물론 넉넉한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 순항 회전수가 낮으면 주행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사진제공=르노삼성)

▲시속 100km로 순항하면 엔진 회전수는 1800rpm에 조용히 머물러 있다. 같은 속도에서 현대차 쏘나타 2.0 LPG는 회전수가 2300rpm에 달한다. QM6는 불필요한 회전수 낭비가 없어 고속 연비가 뛰어난 편이다.  (김준형 기자 junior@)
▲시속 100km로 순항하면 엔진 회전수는 1800rpm에 조용히 머물러 있다. 같은 속도에서 현대차 쏘나타 2.0 LPG는 회전수가 2300rpm에 달한다. QM6는 불필요한 회전수 낭비가 없어 고속 연비가 뛰어난 편이다. (김준형 기자 junior@)

◇시속 100km 순항 때 엔진회전수 1800rpm 머물러

반대로 앞쪽 톱니가 ‘초소형’이라면 상황은 반대다.

초기 출발(자동차의 가속력)이 경쾌하고 무거운 짐을 싣고도 쉽게 출발한다. 그런데 고속에 올라가면 페달을 열심히 굴려도(엔진 회전수를 높게 끌어올려도) 속도를 내기 어렵다.

QM6 LPe의 최종감속기어는 후자에 속한다. 출발이 경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시속 100km를 넘나드는 고속에서는 변속기의 낮은 기어비로 효과를 낸다. 실제 QM6 LPe는 시속 100km로 달릴 때 엔진 회전수가 1800rpm 근처에 머물러 있다.

참고로 현대차 2.0 쏘나타 LPG는 같은 속도에서 회전수 2300rpm을 쓴다. 덩치 큰 QM6 LPe가 같은 속도에서 더 낮은 엔진 회전수를 쓰는 셈. 당연히 고속도로 순항 연비는 QM6가 훨씬 더 유리하다.

▲출발 5시간여 만에 부산요금소를 빠져나왔다. 고속도로 연비는 꾸준히 1리터당 12km를 넘어섰다. 부드러운 승차감 덕에 장거리 운전에 대한 부담감도 적다.    (김준형 기자 junior@)
▲출발 5시간여 만에 부산요금소를 빠져나왔다. 고속도로 연비는 꾸준히 1리터당 12km를 넘어섰다. 부드러운 승차감 덕에 장거리 운전에 대한 부담감도 적다. (김준형 기자 junior@)

◇공인연비 크게 웃도는 고속주행 연비

덕분에 QM6 LPe는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1리터당 평균 연비 12km 수준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다. 공인연비 8.9km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을 통과했고, 추월이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가속하는 등 마음껏 달려도 이 정도 연비를 낸다.

경부→영동→중부내륙→경부고속도로를 거쳐 5시간여 만에 부산요금소에 도착했다. 이때 계기판 LPG 잔량은 50%에 살짝 못 미쳤다. 약 380km를 달리는 동안 평균연비는 무려 12.9km에 달했다.

여전히 50% 가까이 남아있는 LPG 잔량을 보니 과연 어디까지 더 달릴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부산 서면에서 다시 출발해 서울을 향했다. 경남 밀양→청도→대구→달성→칠곡→구미를 지날 때도 ‘연료 경고등’을 내주지 않았다.

내친김에 부산→서울(약 360km)의 중간 기점인, 경북과 충남의 경계선에 자리한 추풍령 휴게소까지 달려볼 욕심이 생겼다.

LPG는 연료의 특성상 게이지가 중간 이하로 내려오면 하강 속도가 빨라진다. 마침내 추풍령 오르막길에 올라서자 ‘띵~’하는 경고음과 함께 LPG 연료 게이지에 경고등이 점등됐다.

▲LPG 1회 충전으로 570km를 달렸다.  (김준형 기자 junior@)
▲LPG 1회 충전으로 570km를 달렸다. (김준형 기자 junior@)

▲서울→부산→추풍령 휴게소까지 달렸다. 경부고속도로 부산→서울(385km) 구간의 중간 기점(190km)으로 알려져 있다.  (김준형 기자 junior@)
▲서울→부산→추풍령 휴게소까지 달렸다. 경부고속도로 부산→서울(385km) 구간의 중간 기점(190km)으로 알려져 있다. (김준형 기자 junior@)

◇고유가 시대의 대안…요소수 대란에서 자유로워
드디어 부산→서울의 중간 기점인, “바람도 쉬어간다”는 그곳 추풍령 휴게소에 들어섰다.

결국,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을 찍고 다시 서울을 향해 거슬러 올라온 QM6 LPe는 경부선의 중간기점(추풍령)까지 올라온 셈이다. LPG 1회 충전으로 달린 거리는 570km, 평균 연비는 13km에 육박했다.

공차 중량 1610kg에 체중 0.1톤에 육박하는 기자를 태우고 경쾌하게 달린 결과다. 휘발유 엔진에 맞먹는 부드러움과 정숙함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며 700km를 넘게 달리는 사이, 이제껏 체감하지 못했던 QM6 LPe의 매력을 두루 체험했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며 설 자리를 잃어버린 ‘디젤’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요소수’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지금 당장 계약하면 올해 안에 따끈한 신차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르노삼성 QM6 LPe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 중인 LPG SUV다.  (사진제공=르노삼성)
▲르노삼성 QM6 LPe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 중인 LPG SUV다. (사진제공=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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