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꿋꿋', 강북 '휘청'…대출 규제가 갈라놓은 서울 집값 '두얼굴'

입력 2021-11-09 09:42 수정 2021-11-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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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강남 3구는 ‘꼿꼿’
“고가 재개발·재건축 매물품귀 여전…초양극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서울 아파트값이 연말 들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바라본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들 모습. (연합뉴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서울 아파트값이 연말 들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바라본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들 모습. (연합뉴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한풀 꺾인 모습이다. 서울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매물이 늘어나는 등 집값 하락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반면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도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11월 첫째 주(1일 기준) 0.15% 올라 전주(0.16%)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2%까지 치솟은 뒤 서서히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최근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노도강'(노원ㆍ도봉ㆍ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비교적 많은 지역에서 상승폭 축소가 두드러졌다.

노원구는 8월 넷째 주 상승률이 0.39%에 달했지만 지난달 들어 0.1%대까지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도봉구(0.29%→0.09%)와 강북구(0.14%→0.07%)는 0.1% 밑으로까지 떨어졌다. 반면 강남3구는 8월부터 0.2%대 상승률을 이어가며 강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노도강 일대에선 호가를 낮춘 급매물도 늘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전용면적 44㎡형의 경우 즉시 입주 가능한 매물이 10억3000만 원 선에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달 11일 최고 거래가(10억7500만 원) 대비 4500만 원 낮은 수준이다.

금융권의 대출 규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노원구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강북권의 경우 중저가 주택이 많아 대출을 묶으면 타격이 큰 지역”이라며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다보니 호가를 낮춘 매물도 팔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강남3구는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안 되는 15억 원 초과 아파트가 대부분인 만큼 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14㎡형은 지난달 9일 41억 원에 역대 최고가로 거래됐다. 넉 달 전보다 6억3000만 원 올랐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신반포’ 전용 78㎡형도 지난달 19일 37억5000만 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향후 강남권과 비(非)강남권 집값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자산가들이 투자나 자녀 증여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강남ㆍ용산 등 주요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는 매물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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