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 제시한 윤석열의 승리 비법…"자리 사냥꾼들한테 냉정해져야"

입력 2021-11-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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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승리 대해선 "당심으로 상쇄해서 후보 돼"
선대위 구성 두고 연일 압박…"그림 보이지 않아"
이재명과 대결 구도, 尹에게 훨씬 유리한 상황
과거 노무현 언급하며 "방심하면 질 수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제2기 영남일보 지방자치 아카데미 입학식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제2기 영남일보 지방자치 아카데미 입학식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정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에게 일침을 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 입당 후 중도층과 20·30세대에게 표심을 잃었다며 당심으로 겨우 상쇄해서 후보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재까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단 우세할 수 있지만, 방심하면 패배할 수 있다며 선대위 구성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전 위원장은 8일 신동아 창간 90주년 특별 기획 '20대 대선을 말하다'에 출연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윤 후보와 이 후보 중 승리 가능성이 큰 인물 등 대선 정국에 관해 자기 생각을 털어놨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윤 후보가) 정의와 상식을 부르짖는 사람이기 때문에 초기에 중도층과 20·30세대가 상당한 지지를 보냈었다"며 "그런데 윤 후보가 지금 국민의힘에 입당함으로 인해서 그 층이 이미 떨어져 나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 개인으로 봐선 자기 지지층이 상당수 떨어졌기 때문에 상당히 손해 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걸 당심으로 상쇄해서 후보가 됐다"며 "냉정히 판단하면 지금부터 어떤 자세를 취해야만 잃어버린 층을 다시 회복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구성을 두고도 압박에 나섰다. 과거 대선 정국에서 킹메이커로 활약했다는 평을 받는 김 전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도 정권교체를 노리는 국민의힘으로선 꼭 필요한 존재다. 이에 일각에선 김 전 위원장이 이준석 대표에게 전권을 요구하고 윤 후보에겐 캠프 구성을 다시 하라고 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로부터 (선대위 구성을 두고) 아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것 같으면 선거를 책임지고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선대위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하는 그림을 제시해야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며 "선대위 구성을 냉정하게 생각해서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은 아무런 그림도 보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캠프에 현재까지 모인 사람들을 향해 '자리 사냥꾼'이라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그는 "혹시나 대통령이 되면 무슨 덕을 보지 않을까 이런 사람들만 모이게 돼 있다"며 "과거 정권에서도 많이 경험해봤다"고 얘기했다. 이어 "윤 후보가 지금 냉정하게 판단할 거는 지금 캠프가 자기를 후보 만드는 데에 기여했다는 책무감에서 이 캠프를 갖고 대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 매우 (본선에서)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이재명 후보보단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 시절을 언급하며 끝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마도 국민의힘 쪽에선 여론조사 상에 나타나는 현상만 갖고도 자신 있다고 여기서 쓸데없이 과신을 가지는 건 금물"이라며 "윤 후보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변신이 굉장히 빠른 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변신할지도 모른다"며 "현재 상황에선 윤 후보가 훨씬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경선은 경선이고 본선은 당 중심으로 할 것"이라며 "경선은 당 안에서 각자 예비후보별로, 캠프별로 하는 것인데 본선이라고 하는 것은 당이 치러야 하는 당의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캠프로 비유하면 저희가 경선 때는 국민 캠프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 캠프"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선대위는 대선 승리를 목표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것"이라며 "실력 위주의 실무형 선대위 조직을 구성하고, 다른 후보 캠프의 능력 있는 분들도 모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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