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레드바이오 사업 승부수…'웰니스' 구심점 마련

입력 2021-11-08 16:55 수정 2021-11-0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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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비아 인수로 CDMO 시장 진출

이재현 CJ 회장의 ‘K바이오’ 완성을 위한 큰 퍼즐 하나가 맞춰졌다.

CJ제일제당은 8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CDMO)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바타비아’)의 지분 76%를 2677억 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바타비아 인수로 글로벌 세포ㆍ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에 진입하며 기존 레드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이 인수한 바타비아가 진출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은 연 평균 25%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CDMO란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의 위탁을 받아 원료의약품,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2030년에는 세계시장 규모가 140~160억 달러(한화 약 16조 5000억~18조9000억 원)로 성장이 예상되는 차세대 바이오산업이다.

◇4대 성장 엔진 ‘웰니스’ 첫 걸음

이번 바타비아의 인수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3일 동영상을 통해 발표한 미래핵심 ‘4대 성장 엔진’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회장은 당시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지속 가능(Sustainability) 등을 4대 성장엔진으로 꼽고 3년간 1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중 ‘웰니스’의 핵심이 바로 CDMO다.

이 회장은 “웰니스는 CJ제일제당의 기존 건강기능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중심의 레드바이오를 확장해 개인맞춤형 토탈 건강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앞서 7월에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미래핵심 전략을 발표하며 “CDMO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라고 언급해 사업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바타비아의 인수를 연내에 마무리짓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CDMO사업에 시동을 건다는 전략이다. 피인수 기업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기존 바타비아 대주주는 2대 주주이자 회사 경영진으로 남아 CJ에 힘을 보탠다.

◇바타비아 통해 해외 진출 인프라까지 확보

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은 단순 화합물을 다루는 합성 의약품이나 이미 제조법이 확립된 항체 치료제 중심의 바이오 의약품 CDMO에 비해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백신의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았던 경영진이 2010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바이러스 백신 및 벡터(유전자 등을 체내 또는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의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독자 역량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전자 치료제 및 백신 제조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바타비아의 해외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점도 CJ제일제당에겐 매력적이다. 바타비아는 유럽에서 가장 연구개발·투자가 활발한 과학단지 중 하나인 네덜란드 레이던(Leiden)에 본사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이 있고, 미국 보스톤과 중국 홍콩에도 각각 R&D센터와 아시아 영업사무소를 보유해 이미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갖췄다. 또 최근까지 글로벌 제약사, 글로벌 의료공익재단, 유명대학 부설 연구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바이러스 백신 및 유전자 치료제 제조 역량을 구축해 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 신속한 설비 확장 등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로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며 “이 사업이 그룹 4대 성장 엔진 가운데 웰니스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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