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vs 동원F&B, 골목상권서 정육점 전쟁

입력 2021-11-09 13: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치·생선 주력 사업에서 육식 소비 증가 발맞춰 '정육점 고기'로 영역 확장

김치 담그던 대상, 생선 잡던 동원F&B가 '고기'에 꽂혔다.

대상과 동원F&B는 늘어나는 육식, 단백질 소비에 발맞춰 정육점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잇달아 론칭, B2B에서 B2C로 영역 확장을 꾀하고 대체육 개발에 나서는 등 고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나섰다. 업계 일각에서는 길거리 정육점에서 영역 싸움이 본격화한 만큼 골목 상권 내 '고기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트큐 딜리버리 (동원F&B)
▲미트큐 딜리버리 (동원F&B)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상, 동원F&B 등이 정육점 O2O 플랫폼을 선보이며 B2C 고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상홀딩스의 자회사 대상네트웍스는 최근 제휴를 맺은 동네 정육점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O2O플랫폼 서비스 '고기나우'를 가동했다. 앞서 동원F&B 역시 1시간 내로 근처 정육점에서 고기를 배달해주는 '미트Q딜리버리'라는 이름의 비슷한 서비스를 론칭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이 축산업 및 육가공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은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단백질 함량이 풍부한 육류나 단백질 자체 소비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1인당 고기 소비량은 1995년 27.45㎏에서 2019년 55.80㎏으로 24년 만에 2배(103%) 이상 증가했다. 국내 단백질 시장 역시 2018년 800억 원에서 올해 33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면서 고단백질을 함유한 육류 시장의 성장 여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동원그룹은 지난 7월 동원홈푸드 산하에 축육 부문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소비자에게 종합적인 단백질 식품을 제공하는 ‘토탈 프로틴 제공자(Total Protein Provider)’로 도약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수산업에 이어 육류까지 영역 확장을 위해 동원그룹은 앞서 B2C 축산물 가공 전문기업 ‘세중’을 411억 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B2B가 중심이던 금천산업부와 세중을 통합해 새로 부서를 발족시키고 지난해 5000억 원이었던 연 매출을 올해 8000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고기나우 (대상그룹)
▲고기나우 (대상그룹)

주력 사업인 종가집 김치 등에 이어 신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대상은 최근 CI(기업 아이덴티티)까지 바꾸며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일찍이 2019년 '디에스앤'을 인수하면서 육류 도매사업에 뛰어든 대상은 최근에 축산물 유통업체인 혜성프로비젼과 크리스탈팜스까지 인수하고 '고기나우'를 시범 운영하면서 고기를 매개로 소비자와의 거리를 점점 좁혀나가고 있다.

대체육 개발에 나서는 점도 이들 기업의 '고기 사랑'에 대한 방증으로 풀이된다. 동원F&B는 일찍이 미국 대표 대체육 기업 비욘드미트의 '비욘드버거'(Beyond Burger)를 국내에 독점 공급하면서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상그룹 역시 배양육 업체 엑셀세라퓨틱스, 스페이스에프 등과 협약을 맺고 연구 개발에 나섰다. 대량생산을 위한 대량 배양 설비를 도입하고, 2025년까지 배양 공정을 확립, 제품화하는 데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비슷한 시기에 정육점 O2O플랫폼 서비스 론칭을 통해 B2C로 영토 확장을 꾀한 만큼 '골목상권 고기 전쟁'이 불가피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육류 배달 O2O 서비스'가 기존에 없는 처음 서비스인 만큼 제휴를 맺는 정육점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점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정육점 고기 배달 서비스인 미트큐딜리버리를 먼저 론칭한 동원F&B는 연내 100개까지 정육점 제휴를 맺을 계획이었으나 현재 30여 개 수준에 그친다.

동원F&B 관계자는 "정육점주들이 O2O플랫폼을 낯설어하고 육류를 직접 가서 사 먹는다는 기존 상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상황이다 보니 쉽지만은 않다"라면서도 "아직 시장 진입 초기 단계인 데다 축육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후발업체가 뛰어들면 본격적으로 시장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베일 벗은 선도지구에 주민 희비 갈렸다…추가 분담금·낮은 용적률이 ‘복병’[1기 선도지구]
  • [2024마켓리더대상] 위기 속 ‘투자 나침반’ 역할…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 제공
  • 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 “117년 만에 폭설도 못 막지”…올림픽파크포레온 1.2만 가구 입주장 개막에 '후끈' [르포]
  • 목소리 높이는 소액주주…상법개정안 가속 페달 달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0,325,000
    • +1.19%
    • 이더리움
    • 4,802,000
    • +3.78%
    • 비트코인 캐시
    • 714,000
    • +5.62%
    • 리플
    • 2,007
    • +7.61%
    • 솔라나
    • 327,600
    • +3.31%
    • 에이다
    • 1,389
    • +9.03%
    • 이오스
    • 1,126
    • +0.36%
    • 트론
    • 278
    • +3.73%
    • 스텔라루멘
    • 712
    • +16.3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700
    • +3.31%
    • 체인링크
    • 25,290
    • +9.91%
    • 샌드박스
    • 855
    • -1.1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