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달성하려면 원전 비중 높여야"

입력 2021-11-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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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탄소중립 새로운 에너지정책 방향' 보고서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원전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동덕여대 박주헌 교수에게 의뢰해 작성한 '탄소중립 새로운 에너지정책 방향'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탈원전과 탄소중립인데 이 기준에서는 앞으로 재생에너지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번에 설정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르면 2030년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은 30.2%에 이를 전망이다. 애초 목표인 20%를 50% 이상 높였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30% 넘게 높이려면 약 106기가와트(GW)의 태양광과 풍력 설비가 필요한데 추세를 고려하면 달성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현재 풍력은 연간 200메가와트(MW) 내외, 태양광은 연간 4GW 정도가 보급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약 60GW의 추가증설이 필요한 '재생에너지 30.2%'는 달성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탈원전 기조에서 무탄소 전력 생산 계획은 태양광 위주라 전기료를 2배 이상 대폭 인상해야 할 뿐 아니라 발전시설 설치면적 확보와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ESS) 구축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에너지원에서 태양광의 비중을 50%에서 30%로, 풍력 비중을 15%에서 8%로 줄이고 원자력 비중을 10%에서 40%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 과부족의 변동폭을 줄여 ESS 설치 비용을 약 600조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향후 획기적인 전기저장장치 기술이 개발돼 대량의 전기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저장할 수 있게 된다면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처럼 원전 비중을 대폭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에너지믹스가 가능해질지 모른다"면서도 "현재로는 원전을 최대한 안전하게 적정 수준으로 사용하면서 탄소중립에 대처하는 길이 유일해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전망한 원전 비중 7%를 앞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한 비중(28.2%)으로 높이고 그 차이만큼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출 경우의 발전비용 절감액이 2050년 기준 연간 13조 원이라고 추산했다.

박 교수는 중단기적으로도 원전의 계속 운전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폐로가 예정된 원전을 계속 운전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2030년까지 폐로가 예정된 원전은 10기이고 총용량은 8.45GW다. 박 교수는 "이 원전을 폐로하지 않고 계속 운전할 경우 태양광 45.1GW 혹은 풍력 29.4GW의 설비 용량을 줄일 수 있다"며 "추가 설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어야 2030년 NDC 달성 확률이 그나마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기존 원전의 운영허가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원전의 운영허가 기간 연장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저탄소 전원으로 인정하고 있고, 실제로 주요국들은 적극적으로 원전 수명연장에 나서고 있다"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탈원전을 고수하며 계속 운전을 불허하는 현 정부의 정책은 현실적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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