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솔선수범의 리더십

입력 2021-11-10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수동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 연구위원

지난달 31일부터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다. 이 회의에서 미국을 포함한 많은 회원국들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로 약속하였다. 세기말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COP26 회의에 참석한 세계 105개 국가는 2030년까지 메탄가스 배출을 2020년 수준보다 30% 낮추겠다는 약속에도 합의하였다.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앞으로 인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빨리 줄이는 것이다. 특히 전력 생산과 산림 훼손 등으로 방출되는 강력한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오염물질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기후 온난화의 주범으로 메탄가스에 주목하고 있다. 대기 중에는 이산화탄소가 더 많고 더 오랫동안 머물지만, 메탄 분자는 이산화탄소 분자보다 대기에 더 강력한 온난화 효과를 유발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 온난화 효과의 약 80배에 달하는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이며, 메탄 오염을 억제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데 특히 중요하다. 메탄가스의 약 40%는 습지와 같은 자연 공급원에서 발생하지만 가축 사육, 쌀 생산, 쓰레기 소각 등 다양한 인간 활동에서 더 큰 비중으로 발생한다. 메탄가스 발생의 가장 큰 원천 중 하나는 천연가스의 생산, 운송 및 사용이다. 미국에서 석유 및 가스 산업은 메탄가스 배출 규모가 가장 큰 산업이며, 총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2019년 대기 중의 메탄가스는 산업혁명 이전 시대에 비해 두 배 반 정도 많은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하였다.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 대비 50~52%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일련의 조치들이 발표되고 있다. 먼저 환경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농장의 메탄을 줄이기 위한 기후-스마트 농업 관행(Climate-Smart Agriculture Practices)을 촉진하기 위해 농부 및 목장주들과 협력하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메탄가스의 주요 원천인 매립지에서 음식물과 폐기물로부터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기후-스마트 농업과 식품 유통시스템 혁신을 위해 공공 및 민간 부문 투자를 확대하는 ‘기후를 위한 목표(AIM for Climate)’ 이니셔티브도 추진 중이다. 바이든 정부는 이 사업에 향후 5년간 10억 달러의 연방정부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8월 바이든 대통령은 EPA가 운송 부문에서 기후에 해를 끼치는 오염물질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조치를 시행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EPA가 승용차에 대한 장기적인 다중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마련하도록 지시하고, 2030년에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절반을 친환경차로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EPA는 대형 화물 트럭과 버스의 대기 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 9월에는 에어컨과 냉장고에 사용되는 냉매제인 수소불화탄소(HFC)의 사용과 제조를 15년 안에 85%까지 줄이는 시행령을 발표하였다. HFC는 가장 많이 쓰이는 냉매제이나 지구 열의 외부 방출을 막아 온난화를 일으키는 슈퍼 환경오염 물질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2050년까지 45억 미터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전기 부문에서 약 3년 분량의 기후 오염을 줄이는 효과를 갖는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행정부와 의회의 협력은 1조7500억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 예산안의 통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십 개의 중요한 기후 변화와 청정에너지 투자 프로젝트를 포함하는 국가재건법(Build Back Better Act)은 미국 정부가 만든 기후 행동에 대한 단일 최대 규모의 투자 법안이다. 이 법안에는 청정 전력 생산, 차량 친환경화, 기후 스마트 임업과 농업, 메탄가스 배출에 대한 수수료 부과 등 강력한 조치와 투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투자는 일자리 창출, 경제 발전, 환경 정의 및 형평성, 공중 보건에 긍정적인 성과로 나타날 것이다. 다만 화석 연료 관련 기업과 광범위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일부 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은 넘어야 할 산이다.

세계 경제 초강대국이자 최대 오염물질 배출국 중 하나인 미국은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데 있어 독특하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COP26 회의에서 미국은 글로벌 저탄소 성장과 기후 대응을 지원하는 데 매우 진지하다는 점을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입증하고 있다. 향후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여 창의적인 이니셔티브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실행할 것이다. 물론 기후 변화는 정부의 활동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시민 사회가 계속해서 앞장서고, 전문가는 관련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들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성과로 나타날 때, 미국은 COP26에서 합의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간 우리 기업들, 대응책 고심
  • 韓 시장 노리는 BYD 씰·아토3·돌핀 만나보니…국내 모델 대항마 가능할까 [모빌리티]
  • 비트코인, 9.4만 선 일시 반납…“조정 기간, 매집 기회될 수도”
  • "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MVP 등극한 KIA 김도영, 수상 소감도 뭉클 [종합]
  • '혼외자 스캔들' 정우성, 일부러 광고 줄였나?…계약서 '그 조항' 뭐길래
  • 예상 밖 '이재명 무죄'에 당황한 與…'당게 논란' 더 큰 숙제로
  • 이동휘ㆍ정호연 9년 만에 결별…연예계 공식 커플, 이젠 동료로
  • 비행기 또 출발지연…맨날 늦는 항공사 어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11.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8,399,000
    • -2.42%
    • 이더리움
    • 4,648,000
    • -3.03%
    • 비트코인 캐시
    • 686,000
    • -0.72%
    • 리플
    • 1,962
    • -1.26%
    • 솔라나
    • 322,100
    • -2.63%
    • 에이다
    • 1,324
    • -1.63%
    • 이오스
    • 1,097
    • -1.53%
    • 트론
    • 271
    • -1.09%
    • 스텔라루멘
    • 626
    • -9.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500
    • -1.4%
    • 체인링크
    • 23,990
    • -2.12%
    • 샌드박스
    • 857
    • -11.5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