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 송현동에 건립…'웃는' 종로 '아쉬운' 용산

입력 2021-11-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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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원으로 조성될 서울 종로구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전경.  (뉴시스)
▲문화공원으로 조성될 서울 종로구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전경. (뉴시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남긴 2만3000점의 기증품을 보관할 '이건희 기증관'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들어선다. 종로구가 환영의 뜻을 밝힌 가운데 경합을 벌였던 용산구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종로구 관계자는 9일 "기존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할 것"이고 말했다. 이어 "인근에 고궁과 현대미술관이 있고 인사동과 삼청동도 모두 걸어갈 수 있는 도보 관광권"이라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기증관을 두고 경합한 용산구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용산구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는 데다 국립한글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등 대형 박물관ㆍ미술관이 모여 있어 인프라 측면에서 송현동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용산구 관계자는 "최선을 다했고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로 오면 더 좋았겠지만 (이건희 기증관이) 잘 지어져서 많은 사람에게 유익하고 뜻있게 활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문화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전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울공예박물관을 비롯해 경복궁, 광화문광장, 국립현대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북촌과 인사동이 인접해 있는 송현동 부지야말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의 최적지"라고 설명했다.

이건희 기증관이 송현동 부지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임시 활용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최근 송현동 부지 활용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전문가 평가를 진행한 뒤 다음 달 초 업체를 선정해 제안서를 토대로 송현동 부지를 활용 방안을 결정한다.

그간 송현동 부지는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등으로 활용됐다. 서울시는 이건희 기증관이 건립되기 전까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휴식 공간이나 야외 전시 공간, 산책로를 조성해 개방할 방침이다.

송현동 부지는 종로구 48-9번지 일대 3만7141.6㎡를 아우르고 있다. 1997년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등으로 활용됐고, 땅 주인은 정부와 삼성생명을 거쳐 2008년 대한항공으로 바뀌었다. 대한항공은 한옥 호텔 건립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대한항공은 올해 8월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3자 협의를 맺어 송현동 부지와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맞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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