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업자 늘었지만 고용구조 갈수록 악성화

입력 2021-1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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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0일 발표한 고용동향에서 10월 취업자가 274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65만2000명 늘었다. 지난 3월(31만4000명)부터 8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60만 명대의 증가폭을 보였다. 하지만 작년 10월 취업자수가 42만1000명 감소한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

60세 이상(35만2000명)에서 가장 많이 늘고, 20대(16만8000명), 50대(12만4000명), 40대(2만 명) 순의 증가수치를 나타냈다. 30대는 2만4000명 줄었다. 30대 취업자 감소는 2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30만 명) 증가의 비중이 컸고, 운수·창고업(16만3000명), 교육서비스업(10만8000명)이 많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의 타격이 심했던 숙박·음식점업도 거리두기 완화와 백신접종 확대에 힙입어 2만2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도·소매업(-11만3000명)과 제조업(-1만3000명)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수치상 취업자가 늘고 있음에도 고용구조와 질은 갈수록 악성화(惡性化)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을 쏟아부어 만든 세금일자리가 고용증가를 주도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늘어난 취업자의 54%를 60세 이상이 차지했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의 비중도 46%에 이른다. 공공 일자리, 단기 알바성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전체 취업자에서 안정된 일자리인 주당 36시간 근로자가 444만 명 줄고, 36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가 521만4000명 늘어난 것이 이를 반영한다.

자영업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2만6000명으로 35개월 연속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만5000명 늘어 33개월째 증가했다. 직원을 내보내고, 홀로 또는 가족영업이나 무인 판매로 바꾼 영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0월 취업자수가 코로나 발생 이전 고점의 99.9%를 기록해 고용회복세가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체감되는 취업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현실이다. 지난달 한국경제연구원은 전국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의 65%가 좁아진 취업문에 사실상 구직을 포기한 상태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질 좋은 제조업 일자리는 쪼그라들고, 고용시장 허리인 30대 취업자는 줄곧 뒷걸음친다. 불안한 단기 일자리만 늘어난다. 자영업 몰락 또한 가속화하고 있다. 세금 쏟아붓는 공공일자리는 지속 불가능하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 낸다. 민간의 경제활력을 높이는 것 말고 다른 해결책이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기업규제를 혁파해 투자와 신사업 확대를 촉진하고, 경직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고용여력이 창출되게 하는 것이 첩경이다. 하지만 정부는 계속 반대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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