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김치·와인 강매' 태광 임원 무죄 주장…공소시효 쟁점

입력 2021-11-1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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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태광그룹)
▲태광그룹 (태광그룹)

계열사에 김치와 와인을 고가에 강매한 혐의를 받는 김모 전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이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1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실장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김 전 실장 측은 "계열사 간 김치·와인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려면 상당히 유리한 조건에서 거래가 이뤄졌음이 확인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 특수관계인에게 부당 이익이 귀속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는 공소시효 만료일이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의 형량은 3년 이하 징역에 2억 이하 벌금"이라며 "공소시효가 5년인데 문제가 되지 않느냐"고 검찰에 물었다.

형사소송법 249조는 5년 미만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를 5년으로 두고 있다.

검찰은 "해당 범죄 사실들을 포괄일죄로 보고 있다"며 "범죄 행위 종료 날짜는 2016년 9월 29일이고 8월 기소가 됐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포괄일죄는 범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여러 개의 행위가 규정되어 있으나 일괄적으로 단순한 1개의 죄가 성립하는 범죄를 뜻한다. 공정거래법상 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최종 범죄행위가 실제로 종료한 때부터 시작한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티시스와 메르뱅의 대표이사로 있으며 2014~2016년 흥국생명 등 계열사들에 김치와 와인을 강매해 이 전 회장에게 부당한 이익이 돌아가게 했다고 본다.

검찰은 티시스·메르뱅과 각 계열사가 수년간 진행한 부당거래를 한 개의 죄로 보고 각 계열사가 공모했기 때문에 전체 범죄 사실들을 하나로 봐서 포괄일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괄일죄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2016년 8월 이전의 범죄들은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다.

한편 김치·와인 강매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2019년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현재 서울고법에서 사건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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