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유니클로x질샌더 '마지막 컬래버', 10분의1 가격에 또 '오픈런'

입력 2021-11-12 13:32 수정 2021-11-1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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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코트는 2분만에 동나…잇단 '신명품 컬래버' 전략으로 불매운동ㆍ코로나 위기 극복 전략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오픈 시각 전 고객들이 '오픈런'을 위해 대기 중이다.  (김혜지 기자 heyji@)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오픈 시각 전 고객들이 '오픈런'을 위해 대기 중이다. (김혜지 기자 heyji@)

12일 오전 10시 10분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유니클로 매장. 개점 시간은 20분 후로 아직 문도 열기 전이었지만 이미 입구는 '유니클로-질샌더' 컬래버 제품을 사려고 모인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매장 관리자는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한쪽으로 붙어서 차례로 줄을 서주세요. 인근 마트 줄과 겹칠 수 있습니다"라고 외치며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이날은 유니클로와 세계적인 디자이너 질 샌더(Jil Sander)가 협업한 올해 가을ㆍ겨울 시즌 '플러스제이(+J)' 컬렉션이 출시되는 날이었다. 지난해 9년 만에 질샌더와 손잡고 내놓은 플러스 제이 컬렉션의 연장선상이다. 특히 이번 컬렉션이 올해 질샌더와의 마지막 협업인 데다 전국 매장이 아닌 일부 점포에서만 한정 컬렉션이 판매된다는 소식에 고객들은 일찍이 '오픈런'에 나섰다.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오픈 시각 전 고객들이 '오픈런'을 위해 대기 중이다.  (김혜지 기자 heyji@)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오픈 시각 전 고객들이 '오픈런'을 위해 대기 중이다. (김혜지 기자 heyji@)

서울 노량진에서 오픈런에 나선 60대 김 모 씨는 "200만 원짜리 코트를 20만 원에 살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일찍부터 나왔다"라면서 "자식 주려는 게 아니라 내가 사 입으려고 왔다. 어제는 여의도로 답사까지 다녀왔다. 여의도랑 고민하다 이쪽으로 나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아무래도 못 살 것 같아 불안하다"라고 했다.

매장 오픈 시각인 10시 30분이 가까워져 오자 매장 관리자가 메가폰을 들었다. 관리자는 "방역 수칙, 고객 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해 제 안내를 따라 순서대로 입장합니다"라면서 "우선 선착순 80분만 입장하시겠습니다. 쇼핑 시간은 1시간 내로 제한합니다. 색깔별로 한 사이즈만 사실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했다.

선착순 80명 안에 들지 못한 고객들은 유니클로 측이 배분한 초대권을 받았다. 이날 유니클로 매장은 입구도 한 곳으로 제한했다. 40대 이 모 씨는 "그저 반품하러 매장에 들렀는데 줄이 너무 많아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라면서 "괜히 헛걸음했다"라고 토로했다.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내 인기 품목인 더플코트는 오픈 2분 만에 품절됐다.  (김혜지 기자 heyji@)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내 인기 품목인 더플코트는 오픈 2분 만에 품절됐다. (김혜지 기자 heyji@)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내에서 고객들이 분주히 플러스제이 컬렉션 옷을 착용해보고 있다.  (김혜지 기자 heyji@)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내에서 고객들이 분주히 플러스제이 컬렉션 옷을 착용해보고 있다. (김혜지 기자 heyji@)

매장문이 열리자 고객들은 앞다퉈 패딩, 코트를 착용해보고 카트에 쟁여 넣었다. 특히 더플코트의 경우 개점 2분 만에 동이 났다. 이 유니클로 매장 내부에서 응대를 돕는 관리자는 고객들의 "여기 더플코트 어딨느냐", "울 코트는 설마 다 팔린 거냐"라는 지속되는 물음에 연신 "이미 울 코트와 더플코트는 오자마자 품절됐습니다. 매장 내 재고도 동이 난 상태입니다"란 답변을 반복했다.

이번 컬렉션의 가격은 남성용 오버사이즈 파카 19만 원 대, 오버사이즈 코트 29만 원대, 오버사이즈셔츠 재킷, 울재킷 등은 14만~19만 원대로 판매됐다. 여성용 베스트는 9만 원 대, 볼륨 재킷은 16만 원대, 코트 역시 24만~29만 원대로 책정됐다.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에서 선착순 80명에 들지 못한 고객들에 나눈 초대권. 유니클로 측은 이날 쇼핑을 1시간으로 제한했다.  (김혜지 기자 heyji@)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에서 선착순 80명에 들지 못한 고객들에 나눈 초대권. 유니클로 측은 이날 쇼핑을 1시간으로 제한했다. (김혜지 기자 heyji@)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 바이러스로 휘청이던 유니클로는 꾸준히 '신명품 컬래버' 전략을 구원투수로 띄우고 있다. 명품 컬래버 전략은 유니클로로서는 '흥행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앞서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11월과 지난해 11월 유니클로는 질샌더와 협업한 컬렉션을 출시해 '불매 운동'을 뚫고 100여 명을 줄 세우는 등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브랜드와의 협업 역시 성공이었다. 정가로 사려면 3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해야하지만 컬래버 제품은 10만 원대에 구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의 협업 역시 오픈런 현상은 물론 매장 개점 2분 만에 일부 제품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유니클로 측은 이외에도 띠어리, 르메르 등 컬래버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유니클로-질샌더 컬래버 '+J'.  (유니클로 홈페이지 캡쳐)
▲유니클로-질샌더 컬래버 '+J'. (유니클로 홈페이지 캡쳐)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2021 회계실적(2020년 9월~ 2021년 9월) 발표를 통해 한국 유니클로의 경우 연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흑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한국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2020회계연도에는 유니클로의 한국 매출액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난 6298억 원, 영업실적 884억 원 적자를 기록해 불매운동 여파가 반영됐으나, 2021회계연도에는 잇단 명품 컬래버 전략이 불매운동을 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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