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대조양 합병 올해 넘길듯…“입장바뀐 EU, 설득 어렵다”

입력 2021-11-15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1-11-1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채권단 "EU입장 초기와 달라져"…승인 쉽지 않을 전망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빅딜 3년째 지연…EU 기업결합 심사 미뤄져
합병 무산시 대우조선해양 큰 타격…"독자 생존 어렵다"

(한국조선해양 제공)
(한국조선해양 제공)
3년 가까이 지연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올해 안에도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후 EU 측의 입장이 합병 결정 당시와 달라지면서 현대중공업의 제안을 거절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만약 올해 안으로 합병이 결정되지 않으면 채권단은 이들 기업에 올해까지 제공하기로 한 금융 유예조치도 재논의해야 한다.

14일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현재 현대중공업과 EU 간의 요구 사항이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지 않다”라며 “결과는 해를 넘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EU 측도 초반(합병 결정 당시)에는 이렇게 완강한 입장은 아니었다”면서 “팬데믹으로 심사가 지연되고, 도중에 담당자도 교체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2019년 초반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세계 1·2위 조선사의 ‘빅딜’로 주목받았다.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해 중간 지주사로 한국조선해양을 만들고, 그 아래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포함하는 구조다. 아울러 산은은 중간 지주사의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유동성 확보 기반도 만들었다.

이 합병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라는 미시적 목표와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거시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당시에는 대우조선해양이 독자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정부도 현재의 조선 ‘빅3’ 체제로는 글로벌 경쟁이 뒤떨어진다고 봤다. 조선업은 산업 구조상 사이클을 타는데, 불황일 경우 빅2 체제로도 산업이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하지만 EU 측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합병 건은 암초를 만났다. 앞서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의 승인은 받았다.

EU 측은 LNG 선박 독과점 우려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승인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합치면 LNG 선박 점유율은 60% 육박하게 된다. EU는 앞서 승인을 내준 국가와 달리 LNG 선박 수주를 주력으로 한다.

최근 두 조선사의 LNG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이것이 현대중공업으로선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결과가 됐다.

해외 기업결합 심사에는 별다른 정량 기준이 없어 이 심사를 받는 기업들은 보통 사전에 어떤 예고 없이 통지를 받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업이 EU 측과 일종의 주고받는 협상을 할 수 없다.

EU는 기업이 제시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지만 결정한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 측이 EU의 요구안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LNG 선박의 점유율이 높더라도 전체 공급 시장을 조선사가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수요자가 한정돼 있다”라며 “한 업체가 높다고 해도 이 수요를 통제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EU 측이 반대하는 상황이지만, 당장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다. 현대중공업이 합병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이란 중간 지주사도 미리 물적분할하고 합병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합병 무산은 대우조선해양에 특히나 악재다. 올해는 수주가 많지만, 이 금액을 재무제표에 반영하기에는 2~4년의 시간이 걸리고, 과거 저가수주 여파가 여전히 상존한다. 또 이런 호황이 지속될 리도 만무하다.

채권단도 대우조선해양의 독립적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그동안 유예했던 금융지원 조치를 풀면 미뤄왔던 부채도 갚아야 하고 유동성 부담이 커지는데 이를 대우조선해양이 혼자서 버티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따른 현물출자 및 투자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EU 심사 지연으로 인수기한이 4번째 연장된 것이다. 올해 안으로 결과를 내기가 어려워지면서 계약 기간 역시 추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 단독 한달 된 '실손24' 60만 명 가입…앱 청구 고작 0.3% 불과
  • 도쿄돔 대참사…대만, 일본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 뒤늦게 알려진 '아빠' 정우성…아들 친모 문가비는 누구?
  • ‘특허증서’ 빼곡한 글로벌 1위 BYD 본사…자사 배터리로 ‘가격 경쟁력’ 확보
  • [식물 방통위] 정쟁 속 수년째 멈춤…여야 합의제 부처의 한계
  • 이재명 오늘 '위증교사' 선고...'고의성' 여부 따라 사법리스크 최고조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001,000
    • -0.01%
    • 이더리움
    • 4,688,000
    • -0.99%
    • 비트코인 캐시
    • 717,500
    • +1.06%
    • 리플
    • 2,007
    • -2.38%
    • 솔라나
    • 352,900
    • -0.42%
    • 에이다
    • 1,431
    • -4.54%
    • 이오스
    • 1,179
    • +10.81%
    • 트론
    • 291
    • -1.36%
    • 스텔라루멘
    • 764
    • +8.9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000
    • +0%
    • 체인링크
    • 25,120
    • +3.37%
    • 샌드박스
    • 1,030
    • +69.6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