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주택자 징벌적 종부세는 국가의 수탈이다

입력 2021-1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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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22일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발송한다. 정부가 작년 7월 발표한 종부세율 인상 조치를 반영한 첫 고지서인데, ‘역대급’으로 대폭 인상된 세금이 부과될 것이 예고된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는 76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각자 내야 하는 세금이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종부세는 올해부터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이상에 적용되는 세율이 1.2∼6.0%로 종전보다 2배 높아졌다. 세율뿐 아니라, 공시가격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 인상으로 과세표준이 크게 올랐다.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세금 부과액이 급증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서울 강남권에 국민주택 규모라도 2주택 이상을 보유한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세금부담이 수천만 원을 넘는 것으로 계산될 정도다.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 세금을 늘려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종부세 폭탄은 다주택자에만 고통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채라도 비싼 집을 갖고 있는 1주택자에 심각한 부담이라는 점에서 문제다. 1주택자 종부세 과세기준이 종전 9억 원에서 지난 8월 11억 원으로 올랐지만, 세율도 0.6∼3.0%로 상향조정됐다. 집값폭등에 따른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금의 절대 부과액이 급증한다. 올해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 원(KB국민은행 조사)을 넘어선 상태다. 서울의 아파트 4채 가운데 1채가 과세 대상이다.

집을 내다 팔기도 어려운 처지다. 양도소득세가 매도차익의 최대 75%로 올라 있다. 집값이 올라 자산의 이득을 보았다 해도 양도세가 무서워 집 팔 엄두를 못낸다. 몇천만 원의 세금을 빚내 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정권이 바뀌고, 부동산정책 변화를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결국 전월세 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세입자 고통만 키우는 구조다. 문재인 정부의 거듭된 총체적인 부동산정책 실패가 시장을 엉망으로 만들고 서민 주거안정을 위협한다.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으로 내년 이후에도 주택보유세 부담은 더 커진다. 집값이 더 오르지 않아도 보유세 인상은 계속된다. 급격한 세금 증가는 힘들게 마련한 집값이 비싸졌지만 그게 자산의 전부인 사람들, 특히 다른 수입이 없는 은퇴자들에 집중적인 타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국가가 다주택자도 아닌 집 한 채 가진 사람까지 징벌의 대상으로 보고 수탈하는 구조다. 세금 공포와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규제 등 시장 억누르기에 지금 부동산시장 매수세가 얼어붙고 매물증가 현상이 나타나면서 집값 오름세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안정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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