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소 밸류체인 핵심은 ‘생산’인데...예산은 고작 ‘12%’

입력 2021-11-15 18:00 수정 2021-11-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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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11-1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5개 부처 수소 관련 예산 7919억 원 중 '생산'에는 992억 원만 써
생산 주축 부서인 산업부ㆍ과기부도 생산보다 활용에 더 투자

수소 경제 밸류체인에서 ‘생산’이 핵심으로 꼽히지만 정작 우리 정부의 관련 투자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이투데이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통신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 수소 관련 사업을 집행하는 5개 부처에서 올해 예산액을 입수, 분석한 결과 예산 총액은 7919억4800만 원이었다.

이 중 수소 ‘생산’ 분야로 분류할 수 있는 예산은 992억4000만 원으로 전체 예산의 12.5%에 그쳤다.

그중 국토부와 환경부는 부처 특성상 모든 예산을 유통ㆍ활용 분야에 할당했다. 과기부, 산업부, 해수부 등은 ‘생산’ 분야에 일부 예산을 배정하긴 했지만, 그 비중은 작았다. 특히, 수소 생산과 가장 밀접하다고 볼 수 있는 과기부마저 예산의 과반을 유통ㆍ활용 분야에 집행했다.

부처별로 보면 수소 관련 예산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곳은 환경부다.

환경부는 ‘수소차 보급 및 수소충전소 설치 사업’에 4415억5300만 원을 배정했다. 전체 예산의 55%가 넘는 금액이다. 구체적으로는 ‘수소차 보급’에 3655억 원, ‘수소충전소 설치’에 744억7000만 원 등을 배정했다. 부처 특성상 수소 생산 관련 사업에는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토부도 마찬가지로 527억5000만 원의 예산을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 '수소도시지원' 등 수소 유통 및 활용에 전부 투자했다.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차량용 고순도 수소 정제 설비에서 수소 트레일러가 충전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차량용 고순도 수소 정제 설비에서 수소 트레일러가 충전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특히, 수소 생산 사업과 밀접한 산업부나 과기부마저 생산보다 수소 유통이나 활용 사업에 투자를 집중했다.

산업부가 생산 관련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예산 2574억5000만 원 중 824억8000만 원이다. ‘수소생산기지 구축’에 666억 원의 예산을, ‘수소 생산 및 저장시스템 기술 연구ㆍ개발(R&D)’에 100억5000만 원을 배정했다.

이에 비해 유통 및 활용 사업에는 생산의 2배가 넘는 1749억7000만 원을 할당했다. 수소 생산에 주축이 돼야 하는 산업부가 수소연료전지, 수소 트럭 개발 등 생산된 수소를 활용하는 데 더 많은 예산을 쓴 것이다.

산업부와 함께 수소 생산 기술 개발의 핵심 부처인 과기부 역시 생산보다 유통ㆍ활용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했다. 총예산 286억9000만 원 중 생산 분야에 131억2000만 원을, 유통 및 활용 분야에는 155억7000만 원을 투자했다.

해수부도 마찬가지다. 해수부는 해양미생물을 이용해 일산화탄소를 친환경 수소에너지로 전환하는 해양바이오수소를 상용화할 예정인데, 여기에 36억4000만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이는 78억6500만 원을 할당한 ‘수소선박안전기준개발’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수소생산 관련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수소 생산에서 현실적인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정부의 투자가 절실하다”라며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책들이 다방면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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