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특집] 다시 뛰는 외국계 보험사

입력 2009-02-09 09:18 수정 2009-03-0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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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확충으로 지급여력비율 상승 등 점차 안정화

지난해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난과 함께 고객들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외국계 보험사들이 기축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등 고객들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한편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상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것.

특히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인을 회사 경영자로 꾸준히 발탁, 토착 경영을 강화하는 등 국내 보험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악재가 잇따르면서 그야말로 숨 돌릴 틈 없는 나날을 보냈다.

미국 AIG그룹이 미국 정부로부터 2년간 850억달러(약 90조원)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받는다는 소식은 고객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이어 ING그룹이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100억 유로(약 17조6000억원)를 지원받을 상황에 처했다는 외신이 전해지면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들의 어려움이 시작됐다.

AIG생명 측은 “지급여력비율이 100%를 넘고, 최악의 경우에도 국내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보장된다”고 해명했지만 고객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실제 계약을 해지한 금액도 불과 1주일 만에 1500억원 이상 발생했다.

이 같은 사태는 다른 외국계 보험사로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고객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이내 신계약 건수도 감소하기 시작했고 기존상품의 해약률 상승으로 보험사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도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PCA, ING, 하나HSBC, AIG 등의 지급여력비율은 150% 미만으로 추락했다.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밑돌면서 신규사업 추진시 각종 제한을 받게 된다.

이에 금감원은 이 보험사들에 대해 지급여력비율을 올릴 것을 권고했으며 외국계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을 위한 계획을 속속 내놓았다.

글로벌 모기업으로 인해 불안감이 높았던 ING생명은 35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면서 시급한 문제를 해결했다. ING그룹이 KB은행 보유의 ING생명 지분 14.9%를 인수함으로써 35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한 것이다.

커트 올슨 한국 ING생명보험 사장은 “지난해 말 네덜란드 본사를 상대로 3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지급여력비율을 20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며 “당분간 추가로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PCA생명도 유상증자를 통해 160억원을 조달하고 후순위차입방식으로 300억원을 확충하는 등 총 460억원의 자본 확충계획을 마련했고 지난해 12월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PCA생명의 자본금은 현재 2180억원에서 234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12월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은 170% 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AIG생명의 경우 최근 본사에서 약 550억원(4500만달러)를 지원받아 자본을 확충했다. 하나HSBC생명이 200~3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한데다 뉴욕생명도 3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는 등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 외국계 보험사들은 다양한 자본 확충을 진행했다.

또 한국인을 회사 CEO로 기용하는 등 토착 경영을 강화하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시장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PCA생명은 보험업계에서 25년간 잔뼈가 굵은 보험 전문가이자 AIG 생명보험 부문 한국·일본 지역부사장을 역임한 김영진씨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PCA생명이 한국인 사장을 발탁한 것은 지난 2002년 한국 시장 진출 이래 7년 만이다.

이에 앞서 AIG생명은 지난 2007년 이상휘 부사장을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국내 진출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 CEO을 발탁했으며, 알리안츠생명 역시 같은 해 정문국 사장을 기용하면서 처음으로 한국인 CEO를 선임했다. 이외에도 푸르덴셜생명의 황우진 사장, 라이나생명의 이영호 사장 등이 있다.

이처럼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인 경영자를 발탁하는 데에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최대한 반영한 토착 영업을 강화함으로써 경영효율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외국계 보험사들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돌아섰던 고객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관심을 끌만한 상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신뢰가 상당부분 추락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라면서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계기를 통해 외국계 보험사들이 지급준비율을 상향조정하거나 고객들의 니즈를 강화한 상품들을 출시함으로써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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