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슘’ 틀어쥔 중국 ‘제2의 요소수’ 사태 오나

입력 2021-11-15 15:16 수정 2021-11-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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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비 3배 폭등…중국, 글로벌 생산량 80% 차지
한국 들어오는 마그네슘 주괴 100% 중국산
탈탄소 정책에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지속 전망
터키·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서 조달 경쟁 치열

▲중국 산시성 윈청의 한 소금 호수에서 2017년 2월 16일 노동자들이 황산마그네슘을 쌓고 있다. 윈청/신화뉴시스
▲중국 산시성 윈청의 한 소금 호수에서 2017년 2월 16일 노동자들이 황산마그네슘을 쌓고 있다. 윈청/신화뉴시스
글로벌 제조사들이 공급망 붕괴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중국이 또 하나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중국의 전력난과 엄격한 환경정책에 올해 마그네슘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국내로 들여오는 마그네슘 주괴가 100% 중국산이어서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현재 마그네슘 가격은 톤당 5800달러(약 684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고점 대비 40% 하락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치솟은 상태다.

마그네슘 생산은 에너지 집약적인 데다가 글로벌 생산량의 80%를 중국이 담당하는 만큼 중국 정책에 가격이 이리저리 요동치는 실정이다. 실제로 9월 말 중국에서 전력난이 일어나고 정부가 환경정책의 하나로 석탄 채굴을 제한했을 당시 마그네슘 가격은 톤당 1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마그네슘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철과 석탄, 기타 원자재 가격까지 동반 상승했다.

마그네슘 가격이 마지막으로 급등했던 2008년에도 원인은 중국이었다. 당시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던 중국이 ‘푸른 하늘’을 유지하기 위해 굴뚝 산업들을 규제하면서 가격은 톤당 6500달러까지 급등했다.

마그네슘은 기어박스와 연료 탱크 커버 등 자동차 부품에 주로 활용되는 알루미늄 합금의 필수 원료다. 여기에 철강업에서 황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등 전 세계 주요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재로 평가된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달 유럽자동차제조협회(EAMA)와 유럽알루미늄협회 등 9개 유럽 산업단체는 “중국산 마그네슘의 심각한 공급 부족 결과로 유럽 전역에서 제품 생산 중단이 임박했다”며 긴급 경고문을 발표했다. 유럽에서 사용되는 마그네슘의 93~95%가 중국산이다. 일본도 중국산 마그네슘 의존도가 90%를 넘는다.

니폰스틸의 모리 다카히로 부사장은 “우리가 모든 비용을 다 감당할 수 없다”며 “고객사에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일정 부분 분담할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니폰스틸은 올 여름 핵심 고객인 도요타자동차와의 협상으로 강재 가격을 올렸으며 하반기 추가 인상을 위해 협의 중이다.

게다가 마그네슘 가격 폭등 후 일부 중국 생산업체들이 보증금을 예치해둔 고객사와의 선계약을 취소하고 더 높은 가격에 새 거래처와 계약하는 등 공급망 혼란을 더 고조시켰다.

중국이 전 세계 마그네슘 생산 대부분을 책임지는 이유는 중국산 석탄과 규소철 등 관련 원자재와 전기료가 저렴한 영향이다. 하지만 이번 대란 이후 곳곳에서 거래처를 다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그네슘 트레이딩 업체인 탁트레이딩의 가미시마 다카후미 상무는 “중국이 탈탄소 정책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산업은 공급 제한에 계속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마그네슘 가격이 톤당 2000~30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도쿄에 본사를 둔 금속 무역회사인 한와흥업의 후루카와 히로나리 대표는 “고객사는 이제 어느 때보다 중국의 위험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시장은 다른 국가에서 더 많은 마그네슘을 구매하려는 수요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외에 마그네슘을 생산하는 국가는 터키와 이스라엘, 미국, 브라질 등으로, 해당 국가에서 전 세계 바이어 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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