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로 돌아오지 않는 미국 핵심 근로계층, 인플레 압력 키운다

입력 2021-11-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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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4세 노동참여율 10월 87.1%
팬데믹 전보다 노동시장 참여 인구 140만 명 줄어
육아 부담에 부모 일터 복귀 지연…가치관의 변화도 변수

▲미국 덴버주 덴버동물원 입구에 구인 포스터가 걸려있다. AP뉴시스
▲미국 덴버주 덴버동물원 입구에 구인 포스터가 걸려있다. AP뉴시스
미국의 핵심 노동자층이 일터로 복귀하는 시점이 늦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력 수요는 늘어가고 임금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노동 참여는 더디게 진행되면서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동부 통계자료를 인용해 10월 기준 미국 노동 참여율은 61.6%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할 당시와 비교하면 회복한 것이긴 하나, 코로나19가 미국 경제를 강타하기 직전인 지난해 2월(63.3%)을 여전히 밑도는 수준이다. 노동참여율은 전체 노동 인력 풀에서 일하는 사람과 구직 중인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한창 일할 핵심생산인구인 25~54세 노동자층의 일터 복귀가 상당히 더디다는 점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25~54세의 노동 참여율은 10월 기준 81.7%로 2020년 2월(82.9%)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인원으로 따지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보다 노동시장 참여 인구가 140만 명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핵심 노동자층의 업무 복귀가 앞으로도 더딘 속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그간 노동참여의 핵심 요인으로 꼽혔던 임금 상승이 코로나19 시국에는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지 못한 데다 육아 등으로 인해 여성 인력의 업무 복귀 시점이 늦어지는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방역 정책 완화 등으로 학교가 재개방되고 여성들의 육아에 대한 부담은 팬데믹이 한창일 때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이로 인해 여성들의 업무 복귀가 크게 확대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25~54세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75.4%로, 2020년 2월 수준(76.8%)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WSJ는 백신 접종 대상이 5세 이상으로 확대됐지만 많은 부모가 백신 부작용 등을 이유로 아이들의 접종을 꺼리거나, 5세 미만의 아이들은 접종 대상에서 여전히 제외돼 이들 부모의 노동시장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기간 삶의 가치관이 바뀐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점도 노동참여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 경제학자인 스테파니 아론슨은 “사람들이 1년 반 동안 그들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꿨는데, 이는 곧 사람들의 노동 측면 결정에 있어서 평소보다 더 버티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노동자들의 업무 복귀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공급망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인난에 시달리는 회사들이 임금을 올리면 생산 단가가 올라가고, 이는 곧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경제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예상보다 더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사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주 “만약 노동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보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더 큰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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