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대항마’ 리비안, 상승 모멘텀은 머스크 의식한 베이조스?

입력 2021-11-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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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머스크와의 대리전에서 베이조스에게 승리 가져다줘”
주요 투자자 베이조스, 홍보 역할 자처
올해 7월 우주여행 갈때 리비안 차량 탑승해 주목받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운데)가 우주 여행을 다녀온 뒤 동승했던 동생 마크 베이조스(맨 왼쪽), 82세 여성 월리 펑크, 18세 네덜란드 청년 올리버 데이먼(사진에는 보이지 않음)과 함께 미국 텍사스주 밴혼 인근 발사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밴혼/AP뉴시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운데)가 우주 여행을 다녀온 뒤 동승했던 동생 마크 베이조스(맨 왼쪽), 82세 여성 월리 펑크, 18세 네덜란드 청년 올리버 데이먼(사진에는 보이지 않음)과 함께 미국 텍사스주 밴혼 인근 발사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밴혼/AP뉴시스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는 리비안의 지난주 화려한 증시 데뷔 이면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CNN은 리비안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에는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후광이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안은 지난 10일 뉴욕 나스닥에 증시 데뷔해 상장 첫날 12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2014년 페이스북 기업공개(IPO) 이후 최대 규모다. 리비안의 시가총액은 지난주에만 주가가 3거래일 연속 오른 것에 힘입어 1108억 달러(약 131조 원)에 육박했다. 시총만 놓고 보면 전통 자동차 업체 포드(779억 달러)와 제너럴모터스(GM·920억 달러)를 가볍게 제친 것이다.

CNN은 이번 리비안의 상장 대박은 우주사업을 놓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베이조스에게 머스크와의 대리전에서 승리를 가져다줬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리비안의 주요 주주이자 회사 홍보를 대신 해줄 정도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아마존은 2019년 리비안에 7억 달러를 투자해 현재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직 시제품을 만들지 않은 업체에 10만 대 선주문을 넣어 시장의 관심이 단숨에 쏠리는 효과를 낳았다. 당시엔 니콜라, 로드스타운, 피스커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했는데, 아마존의 투자 '한 방'으로 리비안은 업계에서 헤비급 스타로 자리 잡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프 베이조스(왼쪽에서 두번째) 아마존 창업자를 비롯한 블루오리진 우주여행 크루들이 리비안 전기차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블루오리진 유튜브 영상 캡처
▲제프 베이조스(왼쪽에서 두번째) 아마존 창업자를 비롯한 블루오리진 우주여행 크루들이 리비안 전기차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블루오리진 유튜브 영상 캡처

이뿐만 아니다. 베이조스는 직접 리비안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7월 자신이 이끄는 우주탐사업체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로켓을 타고 우주 경계선이라고 불리는 ‘카르만 라인(지구 상공 100km)’을 넘어, 고도 106km까지 날아오르는 날에 리비안의 전기차를 타고 발사기지를 오갔다.

우주로 향하는 베이조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에 리비안 전기차를 전 세계에 선보이려는 노림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리비안은 실제로 차량을 판매하고 있지 않은 비상장사였다. 리비안은 9월부터 전기 픽업트럭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CNN은 "베이조스가 자신이 애착하는 블루오리진과 리비안을 동시에 글로벌 무대에 선보이려는 계산이었다"고 설명했다.

베이조스는 지난 7월 자신이 창업한 아마존의 CEO직에서 물러나 블루오리진에 전념하면서 스페이스X의 머스크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4월 스페이스X를 28억9000만 달러 규모의 달 착륙선 프로젝트 단일 사업자로 계약하면서 이들의 신경전은 극에 달했다.

베이조스는 해당 결정에 불복하며 NASA와 미국 회계감사원(GAO)에 항의 서한을 전달함과 동시에 새로운 제안을 NASA 측에 제시했지만, 그 어느 것도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리비안의 R1T 전기 픽업트럭이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을 기념해 미국 뉴욕 나스닥거래소 앞에 전시돼 있다. 뉴욕/AP뉴시스
▲리비안의 R1T 전기 픽업트럭이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을 기념해 미국 뉴욕 나스닥거래소 앞에 전시돼 있다. 뉴욕/AP뉴시스

이런 가운데 리비안은 물론 리비안 투자자들이 테슬라 승승장구의 반사효과를 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가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업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기업에 등극하자, 테슬라 투자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이제 시장에 데뷔한 리비안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이 지난주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다는 것이다.

리비안이 시장의 기대에 앞으로도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베이조스가 주요 주주로 있는 만큼 일반 투자자들은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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