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내년 대선, 두테르테 딸과 마르코스 아들 러닝메이트로 출마

입력 2021-11-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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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아들 대통령ㆍ두테르테 딸 부통령으로 출마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다바오 시장. 로이터연합뉴스
▲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다바오 시장. 로이터연합뉴스
내년 5월로 예정된 필리핀 대통령·부통령 선거에서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과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현직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딸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한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64) 전 상원의원과 사라 두테르테(43)은 내년 대통령·부통령 선거에 러닝메이트로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사라 두테르테는 지지자들에게 “우리 당은 마르코스 전 의원과 동맹을 맺고 지지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면서 “나는 이런 요구에 응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전 위원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다행스럽게 내년 5월 9일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통합의 리더십을 추구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두 사람의 동맹으로 마르코스는 두테르테가 가진 필리핀 남부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고, 두테르테는 북부를 거점으로 하는 마르코스 지지 기반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가운데) 전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가운데) 전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마르코스 전 의원은 1970~1980년대 필리핀을 독재 통치하다 1986년 민주화 시위로 축출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외아들이다. 이름도 선친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는 지난달 필리핀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현직 대통령의 딸인 사라는 애초 다바오 시장에 세 번째 출마하겠다고 했다가 최근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두 사람 모두 지지율이 높다는 점에서 이들의 동맹이 내년 대선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필리핀 대선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은 각각 따로 선출되며, 서로 다른 정당에서 출마하더라도 동맹을 맺을 수 있다. 마르코스 전 의원과 사라 시장의 소속 정당도 각각 신사회운동(KBL)과 라카스-CMD당으로 서로 다르다. 필리핀은 내년 5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른다.

일각에서는 과거 독재자의 아들과 스트롱맨이란 별명을 가진 현직 대통령의 딸이 대를 이어 독재를 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현지의 인권 및 정치범 지원 활동가들은 이달 초 선관위에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의 대선 출마를 막아달라면서 청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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