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과잉 전세대출' 고삐 풀려있는데…"집값 잡히겠나"

입력 2021-11-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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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전세대출 '저위험 고수익' 구조…부담없이 '돈놀이' 가능
"공적모기지 보증비율 인하로 은행의 과잉대출 요인 없애야"

은행권의 과잉대출로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현상에 정책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보증기관이 은행이 빌려주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과도하게 상환을 보증하면서 전세대출 규모 확대를 부추기는 측면이 강하다.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의 폭증을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0월 말 기준 전세대출자금 잔액은 122조9710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 80조 원대에서 지난해 100조 원까지 증가하더니 아직 12월이 마감되지 않았지만 120조 원대까지 올라선 것이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10월 전세자금 대출은 2조2000억 원으로 대출 증가세가 7월(2조8000억 원), 8월(2조8000억 원), 9월(2조5000억 원)에 비해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다.

올해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을 전세자금대출의 증가가 이끈 만큼 전세자금대출의 증가세를 막는 것이 가계부채 관리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원회가 전세자금대출 관리에 나섰지만, 내놓은 대책은 과거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6년 가계부채 증가 당시에도 증가하는 전세자금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분할상환을 유도하고 은행 등 금융사에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 출연요율 조정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대책과 큰 틀에서 유사하다.

일각에선 전세자금대출 증가 이후 이를 관리하는 방안을 반복하는 대신 전세자금대출의 급증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근본적으로 은행권의 공적모기지 및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보증비율을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등의 전세자금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은행은 통상 5억 원 이하의 범위에서 전세보증금의 80%를 대출하고, 보증기관은 은행에 대해 대출금 90% 이상을 보증한다. 공급 측면에서 전셋값 상승 원인을 살펴본다면 은행은 공적 모기지 및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대규모의 상환 보증을 약속받는 만큼 저(低)위험 고(高)이자수익이 가능한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확대를 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과잉대출의 원인을 수요 측면에서 보면 주택 및 전세 가격 급등에 따른 자금수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중소사업자 대출 및 생활자금 수요가 함께 급증한 데 있으며 공급측면에서는 은행권의 과당 경쟁, 공적모기지 및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과도한 제공 등이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상환보증이 은행권의 무위험수익 추구 및 과잉대출 유인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보증기관의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보증비율 인하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 관계자 “아직 대책 발표된지 얼마 되지 않아 추가 대책은 검토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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