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22일 이달 25일로 예고했던 파업과 준법투쟁을 잠정 유보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내부 통지문에서 "국토교통부가 전라선 SRT 투입에 필요한 행정적·절차적 준비를 진행하지 못했고 연내 투입 계획이 무산됐음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며 "이제 국토부의 전라선 SRT 투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박인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국토부가 완전 철회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기에 대치 상황을 유지하되, 25일로 예정된 준법투쟁 및 파업은 잠정 유보한다"고 말했다.
앞서 철도노조는 국토부의 전라선 SRT 투입과 사 측의 소극적인 임금·단체협상 태도에 반발하며 25일 파업을 예고했다.
특히 철도노조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SRT의 전라선 투입으로 코레일과 SR로 나뉜 분리 체제가 공고화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대안으로 수서발 KTX 운행을 주장한다.
국토부가 SRT의 전라선 투입을 연내 확정하지 못하면서 이를 기다렸던 전남 지역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이달 11일 전남도의회는 국민의 교통기본권 보장을 위해 전라선 SRT 투입을 촉구했다. 전남도의회는 “철도노조가 철도통합을 이유로 전라선 SRT 운행에 반대하는 모습은 철도통합 문제와 별개 사안이다”며 “노사갈등이나 철도 민영화 등 정치적, 이념적인 문제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현재 SRT는 경부선 하루 80회, 호남선 하루 40회 운영 중이지만 전라선은 운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 등으로 가야 하는 전라선 KTX 이용객들은 전북 익산에서 호남선 SRT로 갈아타거나 용산역에서 내려 다시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 한다.
SR은 전라선 투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권태명 SR 대표는 이달 16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새로운 수익사업을 위해 SRT의 전라선 투입을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