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쌍특검 제안…심상정 '제3지대 공조' 촉구
심상정 "역대급 비호감 대선…양당 체제 끝내야"
거대 양당 후보가 높은 비호감도를 기록한 빈틈을 노리고 제3지대가 힘을 모으는 분위기다. 22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제기한 '양당체제 종식 공동선언'을 계기로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날 심상정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양당체제 종식을 위한 제3지대 공조’를 시작하겠다"라며 "대선 후보, 원내외 정당, 시민사회계 그 누구라도 시대교체와 정치교체에 뜻을 같이하는 분이면 적극적으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거대 양당의 높은 비호감도를 빈틈으로 짚었다. 16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후보 다자간 비호감도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각각 46%와 31.7%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심 후보는 해당 비호감도 조사를 거론하면서 "많은 국민께서 이번 대선을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말씀하신다. 더 이상 양당체제가 국민을 대변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말해준 결과"라며 "두 당 중에서만 집권할 수 있는 체제를 끝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두 후보의 지지율도 정체 구간에 머물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40%)와 이재명 대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39.5%) 간 격차가 초접전 양상을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에 제3지대 공조 '영향력'도 이전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공조 체계가 가동되면) 이후에는 후보 단일화가 주요 의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제3지대의 접점 찾기에는 '대장동 특검'이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21일 안철수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특혜 논란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쌍 특검법안 제정을 요구하며 심 후보에게 함께하자고 요청한 바가 있다.
이에 심 후보는 이날 첫 번째 만남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목했다. 그는 안 후보를 향해 "빠른 시일 내에 조건 없이 만나 양당체제 종식을 위한 연대를 포함해, 현안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을 교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또 심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제안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긍정적인 답변도 내놓았다. 그러면서 "특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년 대선 후보 공식 등록(2월 13일) 이전인 2월 12일까지 특검의 결과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당장 이달 안에 논의가 시작되고 마무리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제3지대 후보들은 단일화 논의에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심상정 후보는 이번 제안은 연대를 위한 행보일 뿐, 단일화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거대 양당을 상대하기 위한 공조 체제 구성이 먼저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 정치권은 단일화에 과도한 관심이 있는데, 단일화는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며 "한 번도 못 만나고 있는데 지금 그것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연정 가능성에 대해 "오늘은 (특검 중재안) 부분에 대해서만 제안을 드리는 것"이라며 "이 사안에 대해서 함께 공조하자는 제안을 드린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일축한 바가 있다. 또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심 후보의 제안에 대해 "아직 당의 공식 입장이 마련된 상태는 아니지만, 내부 여러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