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원팀' 강조 나섰지만…김종인 빠지며 시작부터 '흔들'

입력 2021-11-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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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최재형 등 경선 후보들과 식사로 소통
김종인, 尹 향해 불쾌감 드러내며 "일상 회귀"
尹도 김종인 물음에 손사래…"가정적 질문 마라"
장제원 "尹 곁 떠나겠다"…논란 줄어들지 미지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들과의 오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들과의 오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윤 후보는 자신의 경쟁 상대였던 후보들과 소통하며 원팀 만들기에 나섰지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거부하면서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비서실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김 전 위원장의 의지가 확고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윤 후보는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당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인물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번 오찬은 윤 후보의 '원팀 만들기' 행보였지만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불참했고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더 이상 정치 문제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내 일상으로 회귀하는 거다. 지금"이라고 밝혔다. 점심 전 기자들과 다시 만났을 때도 "더는 정치에 관해 얘기를 안 한다"며 "무슨 대단한 자리라고, 내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선대위 합류에 선을 그었다.

윤 후보 역시 김 전 위원장과 관련한 취재진의 물음에 불쾌함을 드러내며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오전 MBN포럼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물음에 "모르겠다. 그 양반 말씀하는 건 나한테 묻지 말라"고 말했다. 행사 후 당사 앞에선 김 전 위원장의 의중과 관련해 "기자님들이 좀 파악해보라"며 손짓하기도 했다.

오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서도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거부와 관련해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며 "가정적인 질문은 하지 마시라"고 엄포를 놨다. 김 전 위원장과 만날 계획에 관해서도 "생각을 해보시겠다고 했으니깐 기다리고 있는 것이 맞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내에선 불안감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윤 후보의 태도에 실망스럽다"며 "3월 10일에 야권을 지지하는 국민이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대로 가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패배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장제원 의원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장 의원은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내정됐다는 말이 나오는데, 김 전 위원장이 이를 거부해 선대위 합류를 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단 한 번도 윤 후보 옆에서 자리를 탐한 적이 없다"며 "저는 오늘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께는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윤석열의 무대에서 윤석열 외에 어떤 인물도 한낱 조연일 뿐"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의 진화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애초에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가 장 의원 때문이 아니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인선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장 의원의 페이스북 메시지는 김 전 위원장을 모셔오려는 방안 같긴 하지만,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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