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열흘간의 북미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우리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들과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한 자리에서 향후 사업 전망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글로벌 무역환경 급변, 매서운 경쟁사 추격 등 산업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이번 출장을 통해) 오래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만나 회포를 풀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도 할 수 있었다”라고 북미 출장 소회를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을 두고 '뉴 삼성' 비전을 구체화하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이 부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 재개로 파운드리 부지 결정ㆍ모더나와 협력 등 ‘새로운 삼성’을 위한 충분한 성과를 얻었다.
지난 14일 출국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캐나다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한 뒤, 미국으로 넘어가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조 및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7일에는 뉴저지주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회동하며 6G 등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18, 19일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과 백악관을 방문하며 ‘반도체 외교’에도 나섰다. 미국 연방의회의 반도체 투자 지원 법안 담당 핵심 의원들을 만나 관련 법안 통과 등 의회 협조를 요청한 데 이어,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방안, 반도체 기업 대상 인센티브 등을 논의했다.
20일에는 워싱턴주 소재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를, 22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를 만나 미래 성장 사업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다.
한편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반도체 파운드리 제2공장 부지를 확정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