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뜨거운 치킨 맛 논쟁…“바보야, 문제는 가격이야“

입력 2021-11-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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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뉴시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한국 치킨은 맛이 없다', '부자들은 치킨을 먹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촉발된 치킨 논란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는 “처절하게 복수하겠다”는 발언까지 쏟아냈다.

일반 소비자 관점에서 황 씨의 “한국 치킨 맛없다”는 주장은 대다수의 동의를 이끌기 어려워 보인다. 큰 닭이라고 해서 맛이 보장되는 것은 또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브라질산 닭고기가 국산 육계보다 맛있느냐 하면 사실 별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것이 다수 소비자들의 의견이다.

오히려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더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1만 원 남짓한 돈으로 온 가족이 통닭을 즐길 수 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배달비 포함 2만 원을 훌쩍 넘겨 큰맘을 먹어야만 치킨을 시킬 수 있게 됐다.

▲(교촌F&B 홈페이지 캡처)
▲(교촌F&B 홈페이지 캡처)

22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치킨은 치킨값 인상을 단행했다. 교촌치킨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 가격은 1만8000원에서 2만 원으로 오르며 배달비 제외 순수 치킨값 2만 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은 다른 브랜드 치킨 가격도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교촌치킨은 2014년에도 치킨 가격을 올리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의 치킨 가격 인상을 이끌었다.

교촌을 비롯한 치킨 업계 측에서도 할 말은 있다. 물가와 인건비, 배달대행료가 꾸준히 상승했음에도 2014년 이후 가격을 거의 동결해왔다는 것이다.

국가통계 포털 KOSIS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119.12, 치킨은 110.84였다. 올해 3분기로 비교하면 농·축·수산물 지수는 130.53으로 크게 올랐지만 치킨은 114.02로 소폭 상승했다.

최저임금은 2014년 5210원이었으나 2021년에는 8720원으로 67.4% 상승했다.

치킨 업계가 월평균 배달 앱과 배달대행 서비스 이용에 쓰는 금액은 2018년 44만4436.4 원이었으나 2020년 119만5699.8 원으로 3년간 2.7배가량 늘어났다. 배달대행업계는 올해도 배달수수료 인상 기조를 펴고 있어 치킨집 배달비용 부담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교촌치킨 가격 인상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치킨 전문점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교촌이 또 총대를 매줘 고맙다”거나 “지금은 팔아도 많이 안 남는 구존데 갓촌이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뉴시스)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우려스럽기만 하다. 치킨 업계 가격 인상 바람이 외식 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재료 값이 크게 오른데다 일반 외식 업체라도 대부분 배달 서비스를 병행하게 되면서 배달대행 수수료 부담이 커져 가격인상 요인이 산적한 상황이다. 실제 올해 3분기 치킨 업계를 포함한 전체 외식업계 소비자물가지수는 114.2였고, 지난해 월평균 배달대행수수료 사용액은 150만481.4 원이었다.

이에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와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도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음식을 해 먹기도 사 먹기도 부담이 커진 일반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을 반기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 누리꾼은 치킨 가격 인상에 대해 “염지된 닭과 양념을 납품받고, 배달도 대행으로 하는데 마진율이 낮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를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고 인상하는 건 자주 보는데 원재료 가격이 내렸다고 인하하는 건 본적도 없다”고 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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