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프랜차이즈 첫해…잡음 끊이지 않는 LCK 스토브리그

입력 2021-11-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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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LCK)
▲(사진제공 = LCK)

2021 LOL(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끝으로 올 시즌이 마무리되고 LCK 스토브리그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미 지난 16일부터 협상과 계약이 가능해졌으며, 통상 현 시점이면 사전 협의 등을 통해 팀 구성이 어느정도 완료된다.

하지만 선수와 코치진, 팀 프런트에 의해 템퍼링(미허가 사전 접촉), 하이재킹(선수 가로채기), 부당계약 등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팀이 많아지면서 LCK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시작부터 '템퍼링'으로 오점…논란의 예고

LCK 스토브리그는 시작 전날인 15일 한 팀이 다수의 템퍼링 행위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혼란을 예고했다. 이날 농심 레드포스가 공식 SNS를 통해 “타 팀의 템퍼링 정황을 파악했다”며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

템퍼링은 정해진 협상 기간 이전에 타 팀이 선수에게 접촉해 이적을 설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단과 선수의 사전 접촉으로 인해 정해진 계약 기간 동안 태업, 선수 유출 불안 등으로 인해 팀 안정성에 지장이 생긴다는 이유로 LOL e스포츠를 주관하는 라이엇 측에서는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템퍼링을 시도한 구단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템퍼링 관련 소식은 스토브리그 시작 후 이어질 논란들의 예고편이 됐다.

▲17일 농심 레드포스와의 계약을 종료한 프로게이머 리치(이재원) (농심 레드포스 페이스북 캡처)
▲17일 농심 레드포스와의 계약을 종료한 프로게이머 리치(이재원) (농심 레드포스 페이스북 캡처)

일방적인 계약해지로 팀 찾기 어려워진 선수들... 프런트와 갈등 폭로도

17일 농심은 리치(이재원)와 계약을 마무리하고 FA(자유계약선수)로 내놓게 됐다고 발표했다. 리치는 계약상 2023년까지 팀에 잔류할 수 있었으나 상호 해지를 통해 계약이 종료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리치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리치는 FA 발표 이틀 후 개인 방송을 통해 사전 접촉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라 옮겨갈 팀을 구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팀에서 FA 발표 이틀 전에 계약 해지서류를 들고 왔을 때 확정적으로 잘린 것을 알게 됐다”며 “더 빨리 알았으면 팀을 구해봤을 텐데 잘린 것보다는 (결정이) 늦었다는 게 문제”라고 상황을 말했다.

더구나 리치는 농심 레드포스 전신인 팀 다이나믹스 시절 팀을 1군 리그로 올린 주역이었다. 또한, ‘히어로즈오브더스톰’ 정상급 선수에서 LOL로 전향한 특이한 이력으로 팀의 인기를 끌어올린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이러한 선수를 푸대접하듯 내치면서농심은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리치와 비슷한 상황은 19일 다시 연출됐다. 젠지가 클리드(김태민)와의 계약 종료를 발표했는데 클리드는 21일 개인 방송을 통해 본인을 FA로 늦게 풀어줘 팀을 구하기 어려워 1년을 쉴 수도 있다고 폭로했다.

클리드는 올해 롤드컵에서 팀을 4강으로 이끈 주역이었다. 그렇기에 젠지가 다른 팀의 전력 강화를 막으려고 고의로 클리드와의 계약 종료를 늦게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클리드는 해당 방송에서 그간 프런트에 쌓여왔던 불만을 표출하기도 해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담원기아 페이스북 캡처)
▲(담원기아 페이스북 캡처)

부당계약, 하이재킹... 프런트 간 폭로전 펼치기도

21일 담원기아 소속 고스트(장용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과 이적 협상을 추진하던 팀이 팀과 자신에게 거짓말만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고스트는 농심 이적이 확실시된 상황이었다.

이에 오지환 농심 레드포스 대표는 SNS를 통해 “제시 가능한 연봉 조건을 제안했으나 선수와 팀 측으로부터 거절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커뮤니케이션 상 오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3일 간 선수와 팀을 속였다는 표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른 선수 이적 건에 대한 하이재킹이 실패가 연결된 것으로 우려된다“며 담원 측이 하이재킹을 시도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담원기아 사무국은 SNS를 통해 “모 팀이 연봉 보존 및 확정에 대한 약속을 받은 상태로 구두 협상을 한 상황이었다”며 “이적에 동의하자 해당 팀의 감독과 코치진이 개인적으로 선수에게 전화를 걸어 원래 제시했던 연봉의 반을 제시했다”고 폭로했다.

LCK 규정집 상 선수와 이적할 팀 간에 체결한 계약이 기존 팀과의 계약보다 불리한 처우라면 해당 계약은 체결할 수 없다. 이에 담원기아 측은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 할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프런트 간의 갈등 양상으로 이어진 폭로전은 23일 농심 측이 담원 기아와 고스트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원만히 오해를 해결했다는 SNS 글을 통해 일단락됐다.

프랜차이즈 첫해라지만... 성숙하지 못한 스토브리그에 빈축

올해 프랜차이즈 출범 첫해를 맞았던 LCK는 상대적으로 부실한 정규 리그 운영과 더불어 스토브리그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나와 성숙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롤드컵 시즌 중에는 다수 팀이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때아닌 반발 여론을 불러왔으며 팀 간에 템퍼링, 하이재킹 등의 단어가 공공연하게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선수 계약을 놓고 팀 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빚어지는 것이 과연 건전한 프로 리그 문화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스토브리그에서 논란이 이어지자 한 누리꾼은 “LCK 팬 하기 힘들다”며 “내년 스토브리그도 이런 상황이라면 한 팀에 쭉 애정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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