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 코미디 쇼부터 명상까지”...메타버스 24시간 체험 후기

입력 2021-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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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기자, 24시간 동안 VR 헤드셋 착용 다양한 앱 체험
가상현실 아바타 회의부터 운동, 명상도 가능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헤드셋 오큘러스. AP뉴시스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헤드셋 오큘러스. AP뉴시스

최근 국내 안팎의 화두는 단연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바꿀 정도로 이 영역에 사활을 걸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현재 어느 정도까지 개발됐을까. 24시간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지낸다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조안나 스턴 월스트리트저널(WSJ) IT 담당 기자가 최근 24시간 동안 각종 메타버스 서비스를 체험해봤다.

24시간 온전히 메타버스에서 생활하기 위한 준비물은 간단하다. 바로 메타(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 스턴은 작은 호텔 방 하나를 구해 이곳에서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여러 활동을 했다. 스턴은 24시간 다양한 메타버스 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네 종류의 아바타를 만들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회의 참석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줌 화상 회의보다 집중도 측면에서 더 좋았다는 평가다. 물론 처음에는 아바타가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적응이 안 될 순 있으나 몇 분간 회의하다 보면 지루한 '줌 화상회의'보다 훨씬 집중이 잘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스턴은 설명했다. 나중에는 대화 상대방의 아바타가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직접 눈을 보고 대화하는 느낌까지 들었다고 스턴은 전했다.

스턴이 가상회의를 위해 사용한 메타버스 앱은 '호라이즌 워크룸'이다. 이 앱을 이용하면 연락처에 있는 사람 중 VR 헤드셋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초대해 아바타를 통해 3D 공간에 만날 수 있다. 만약 헤드셋이 없다면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다. 스턴은 호라이즌 워크룸말고도 메타버스 회의를 위해 스페이셜(Spatial)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알트스페이스VR도 이용했다. 스페이셜은 이용자의 사진을 회사 웹사이트에 전송하면 그 사진을 토대로 만든 아바타를 제공한다. 다만 외형이 호감형은 아니라고 스턴은 평가했다. 두 앱의 공통점은 아바타 모두 다리가 없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기술적인 문제로, 개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를 마친 스턴은 이후 알트스페이스VR를 통해 가상 공원에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었다. 이곳에 만난 친구는 리얼버스(현실세계)에서는 간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스탠딩 코미디도 봤다. 코미디 쇼를 진행하는 한 코미디언은 "코로나19 때문에 화상 스탠딩 쇼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결과는 최악이었다"면서 "알트스페이스VR에서 쇼를 진행하니 사람들이 웃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VR 피트니스 앱 '슈퍼내추럴'의 작동 방식을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출처 위딘 홈페이지
▲VR 피트니스 앱 '슈퍼내추럴'의 작동 방식을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출처 위딘 홈페이지

게임과 운동도 할 수 있다. 스턴이 백미로 꼽은 것은 슈퍼내추럴이다. 슈퍼내추럴은 위딘(Within)이라는 업체가 개발한 VR 피트니스 앱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메타에 인수됐다. 스턴은 슈퍼내추럴을 이용해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갈라파고스를 배경으로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컨트롤러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거나 격파해 전신 운동을 했다. 스턴은 시간을 잊고 몰두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요금은 월정액 19달러. 스턴은 비트세이버에서 스테디셀러 VR 게임도 즐겼다.

스턴은 메타버스에서의 명상도 추천했다. '가이디드 메디테이션(Guided Meditation)'이란 앱을 이용하면 가상현실 배경으로 유명 호수나 경치 좋은 곳이 나오는 데 이곳에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명상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24시간 경험해본 스턴은 앱 이용으로 인한 배터리 소모 문제나 각종 서비스 이용으로 인해 발생한 두통이나 통증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바타의 부자연스러움 등도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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