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 "韓, 3분기까지 경제지표 악화 불가피"

입력 2009-02-10 14:22 수정 2009-02-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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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GDP -2.8% 전망...주식은 2분기부터 투자

모간스탠리는 10일 현재 각국의 경제지표나 기업실적이 이렇다 할 개선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경제 전망치가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한국은 적어도 올 3분기까지 경제지표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익 모간스탠리 리서치센터장(전무)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09 한국경제 전망'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찬익 센터장은 "현재 경기의 반등을 이끌만한 국내외 요인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와 설비투자 감소, 고용악화, 그리고 수출증가율 둔화 등과 같은 일련의 악재로 둘러싸여 있어 2009년 한해가 상당히 힘든 시기로 기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그 이유로 지난해 한국경제 성장 전망치를 다소 높게 잡은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선진시장과 이머징 시장을 각각 대표하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상품 가격 증가율이 상당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근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세는 한국의 수출증가율 둔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며 "이는 한국의 수출품목 가운데 석유ㆍ화학 제품이 높다는 점에서 지표에 악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그는 올해 한국 경제는 주요 기관들이 이미 수차례 예상했던 마이너스 성장세를 역시 피하기 힘들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한국 GDP성장률 -2.8%

모간스탠리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익 센터장은 "올해 한국의 GDP성장률을 종전 2.7% 성장에서 -2.8%로 하향 조정했고 국내 기업들의 이익성장률 전망도 기존 -5%에서 -8%로 낮춰 잡았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또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종전 0.1%에서 -0.1%로 하향 조정했고 개발도상국과 미국경제 성장률도 각각 2.1%에서 1.7%로, -2.4%에서 -2.7%로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신용시장의 정상화는 여전히 이르다"면서 "매크로 측면에서 경기침체가 여전히 진행중인 상황이라 바닥 시그널을 찾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국내 기업들의 이익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춘 것과 관련, "통상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거시 경제지표 악화를 반영하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고 증가율 역시 주요국대비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라며 "한국경제가 수출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해 미국과 중국의 재고증가율 둔화에 후행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 의미있는 변화를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센터장은 "올해는 지난해 여름과 같은 상품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걱정은 한결 줄어들었다"며 "오히려 경기침체 급속화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 및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가계소비 지출 감소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주식 '2분기'부터 매수에 나서라

모간스탠리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이 국내 시장참가자들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역사적인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올 2분기부터 주식 매수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이익성장률 전망이 현재 급속도로 진행중인 경기침체 여파로 하향 조정되고 있어 당장 주식을 매집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고 진단했다.

박찬익 센터장은 "금리 사이클과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한국주식의 매수 여부를 판가름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금리는 여전히 우하향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되고 기업 이익도 앞서 지적했듯이 거시경제 변수를 반영했는지 확인한 뒤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앞으로 올 상반기에 한국을 포함, 미국과 중국등 주요국 경제지표의 추가 하락 소식과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바닥에 다다랐을 때 투자자들은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진입하라"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최근 환율과 경기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방향성을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올해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게 맞다"며 "특히 원ㆍ달러 환율의 경우 지난해와 같은 급등세는 재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원화값이 제자리를 찾게된다면 외국인들에게 상당한 주식투자 메리트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올해 원ㆍ달러 환율 전망치로 1150선에서 1200선을 제시, 경제지표 바닥권 도달 및 신용시장 안정화 정착 등을 전제로 점차 개선세로 접어들 것이라며 '전약후강' 기조를 나타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 센터장은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환율"이라며 "환율 안정이 수반된다면 외국인은 지난해 대규모 매도 포지션에서 매수 포지션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데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외국인 투자자의 주체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투자 자금의 시기에 있어서는 역사점 매수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보다 바닥권에서 주식을 사들이려는 장기 자금의 성격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찬익 모간스탠리 전무는 영국의 웨일즈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와 레딩대학에서 국제금융학 석사를 취득한 뒤 지난 2005년 모간스탠리 입사, 스위스 소재 헤지펀드와 홍콩 상하이 자산관리 회사 및 코리아 아시아 펀드에서 펀드매니저로서 한국에 투자한 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투자업무를 수행하기 전에는 현대증권 국제 조사팀에서 리서치 업무를 수행한 바 있고 현재 모간스탠리 서울 지점의 리서치 헤드로 한국 투자 전략 및 리서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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