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조어로 온라인상의 가상세계를 지칭한다. 나이키는 가상상품에 상표권을 확보함으로써 메타버스 플랫폼에서의 자사 가상상품의 거래에 관련된 지식재산권을 미리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가 있다. 제페토 이용자들은 자신의 3차원 아바타를 여러 가지 가상 아이템을 구매하여 꾸밀 수 있다.
앞으로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면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의 구분이 점점 더 모호해질 수 있다. 이는 가상공간에서도 오프라인 브랜드의 가상제품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직 현실공간의 상품에 상표권을 획득한 경우 가상공간의 상품에 권리가 미치는지 해석상 명확하지 않다. 나이키가 25류의 ‘의류’ 외에 별도로 9류의 ‘다운로드 가능한 가상상품’을 지정하여 상표출원을 진행한 것도 그러한 이유로 보인다.
최근 특허청은 메타버스 관련하여 총 18개의 상표 출원이 심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상표출원들은 주로 ‘메타버스 게임용 소프트웨어, 메타버스 콘텐츠 제공용 소프트웨어, 메타버스 소프트웨어 설계 및 개발업’을 지정하고 있을 뿐, 나이키와 같이 가상상품 자체를 지정하고 있지는 않다. 국내의 경우 아직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상표출원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시장의 크기를 고려하면 앞으로 많은 오프라인 상품의 제조사들도 가상상품을 지정하여 상표출원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허청 고시 지정상품에 따르면 9류의 ‘내려받기 가능한 이미지 파일’ 또는 ‘내려받기 가능한 컴퓨터 그래픽’ 정도를 지정하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상표법상 상품에 대한 정의 규정의 개정과, 고시 지정상품에 ‘가상상품’을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태영 LNB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