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최근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글로벌 국가들이 봉쇄를 다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동과 운송이 줄면서 최근 회복세를 이어온 석유제품의 수요가 지난해 2ㆍ3차 대유행처럼 다시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뒤 국내 석유제품의 국내 소비와 수출 물량은 급락했다.
10월 기준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7012만 배럴로 코로나19가 본격화한 4월 6909만 배럴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수출실적도 동반 하락했다. 같은 달 수출 물량은 3380만 배럴로 그해 가장 낮았다. 2014년 6월(3263만 배럴) 이후 6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S-OIL) 등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정유사들은 오미크론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7819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97만 배럴보다 11.7% 증가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요 회복세에 정유사들이 일제히 가동률을 높여왔다"라면서도 "이번 변수로 이동 규제나 폐쇄 조치가 확산한다면 가동률을 낮추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시장 조사업체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10월까지 국내 정유사들의 가동률은 평균 81% 수준이었다. 점차 가동률을 높이며 4분기 기준 85%를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지금 상황을 고려하면 가동률을 80% 아래로 낮추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기준 싱가포르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3달러를 기록했다. 8월 넷째 주 2.9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7~8달러 수준이던 정제마진은 이달 들어 7.7달러, 6.3달러, 4.4달러 등 연이어 하락했다.
정제마진이란 정유사가 판매한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가와 수송비 등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이익과 밀접하다. 보통 4~5달러 수준을 넘겨야 이익이 남는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이제 정유사 사업 계획에서 핵심 고려사항은 감염 사례와 인구 이동성 데이터가 됐다"며 "오미크론이 아니더라도 코로나19의 확산 추이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