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공포 속 파월 테이퍼링 조기 종료 언급…증시 불안 속 세계 경제 향방은

입력 2021-12-0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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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3대 지수 일제히 하락...유럽증시도 흔들
아시아증시는 반발 매수세에 반등
파월, ‘일시적’ 꼬리표 떼고 높은 인플레 지속 인정
오미크론의 경제 충격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바이러스’와 ‘테이퍼링’ 공포가 동시에 시장을 강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으로 보고된 지 엿새 만에 지구촌 6개 대륙을 모두 뚫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물가를 잡기 위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더욱 높여 조기에 종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새 변이가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연준의 긴급자금 수혈마저 중단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퍼펙트스톰’ 공포에 미국과 유럽증시가 출렁였다. 그러나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한국 등 아시아증시는 1일 일제히 반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전 세계 증시는 오미크론 확산과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 쇼크로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증시 다우지수는 1.86%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1.9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55% 각각 내렸다. 유럽도 흔들렸다.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600지수는 0.92% 빠졌다.

반면 전날 2839.0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2.14% 급등한 2899.72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19% 오른 977.15로 장을 마쳤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0.41% 올라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0.36% 상승했다.

오미크론의 급격한 확산세가 시장을 공포에 빠트렸다. 브라질에서 두 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발생지 아프리카에서 유럽, 아시아, 북미, 오세아니아로 번진 오미크론이 중남미까지 상륙한 것이다. 이로써 전 세계 6개 대륙이 모두 오미크론에 뚫리게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WHO에 처음 보고하기 전 네덜란드에 이미 오미크론 확진자가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예상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지역 내 전파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파월 의장의 테이퍼링 조기 종료 발언도 시장 불안을 부채질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12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가속화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테이퍼링 완료 시점을 내년 중순으로 제시했었다. 파월 의장은 기존 인플레이션 전망도 수정했다. ‘일시적’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세계 경제가 오미크론 감염 확산과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후퇴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기지개를 켜던 여행·항공·외식 수요가 오미크론 출현 이후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이스라엘, 일본 등 주요국들이 이동 제한을 강화하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 항공사 이지젯은 고객들이 여행 일정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출장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이지젯은 4분기 항공편 운항 편수를 코로나 이전의 70% 수준으로 계획했다가 65%로 낮췄다.

그러나 오미크론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각국 정부가 쏟아부은 막대한 유동성과 강한 수요에 힘입어 경제회복이 탄력을 받은 상태라는 것이다.

세계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았던 공급망 혼란이 최근 완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우호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백신 접종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도 오미크론의 경제 충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요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60%에 육박한 만큼 델타 변이 확산 때처럼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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