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직속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개월 연속 3%를 웃돌았다.
통계청은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9.41로 전년 동월보다 3.7%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근원물가에 해당하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각각 2.3%, 1.9% 오르며 전월보다 오름폭이 축소됐으나, 생활물가지수는 5.2% 오르며 2011년 8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전월 7.5% 감소에서 6.3% 증가로 전환됐다.
품목별로는 농산물 중 채소류(9.3%)와 축산물(15.0%), 공업제품 중 석유류(35.5%)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세 품목의 종합지수 상승률 기여도만 1.86%포인트(P)다. 채소류 상승에는 이른 한파와 병충해에 따른 작황 부진과 김장철 수요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석유류 급등은 국제유가 상승이 주된 배경이다.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가 인하되고 있지만 인하 시점과 물가 조사 시점 간 차이, 재고량 소진 등으로 11월 지표에는 그 효과가 제한적으로 반영됐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2%를 기록했다. 집세가 1.9%, 공공서비스는 0.6%, 개인서비스는 3.0% 올랐다.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전반적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3.9% 급등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외식 물가는 이번에 올랐다고 보는 건 아니다. 3월에 올랐다면 계속 오른 상태로 유지된다”며 “수요 측 요인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농·축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 인상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품목을 보면 농축수산물 중에선 오이와 상추가 각각 99.0%, 72.0% 급등했다. 공업제품에선 휘발유와 경유,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가 모두 3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서비스에선 외식 생선회(9.6%), 보험서비스료(9.6%)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12월에는 지수상으론 11월보다 다소 안정될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관측이다.
어 심의관은 “22일에 2020년 기준 신지수를 공개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있지만, 국제유가나 곡물가, 공업제품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개인서비스도 방역체계 전환, 소비심리 회복으로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유류세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석유류 가격이 둔화해 종합지수는 11월보단 낮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