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택시 ‘타다’가 돌아왔다. 지난해 4월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이후 20개월 만이다. 그사이 타다를 서비스하는 VCNC는 가맹 택시 브랜드 ‘타다 라이트’를 통해 택시 시장에 복귀했고, 쏘카를 떠나 토스 품에 안기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VCNC는 지난달 25일 ‘타다 넥스트’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베타 서비스를 위해 타다 넥스트 1기 드라이버를 모집했으며 현재 2기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타다 넥스트는 어떨까. 새로운 차량으로 돌아온 타다 넥스트를 체험하기 위해 직접 차량을 호출하고 이용해봤다.
기자는 2일 서울 잠실역에서 12시 35분경 타다 넥스트를 호출했다. 목적지를 설정한 뒤 호출하자마자 주변에 있던 차량 한 대가 호출을 수락했다. 스마트폰 화면은 바로 해당 차량이 있는 위치와 현재 호출지를 보여주면서 ‘약 4분 후 도착’이라는 문구가 떴다. 해당 차량은 정확히 4분 뒤인 12시 39분 기자의 앞에 멈춰섰고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면서 첫 탑승을 맞이했다.
차량에 탑승하자 기사는 “어서오십시오”라며 정중한 첫인사를 건넸다. 이후 “목적지까지 내비게이션대로 가면 될까요?”라고 물었다. 간혹 일부 손님들 사이에서는 기사가 알고 있는 길을 믿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내비게이션 길을 따라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출발 전에 손님에게 동의를 구한다고 했다. 화면을 통해 바라본 내비게이션 안내 경로는 기자가 알고 있는 경로와 동일했기에 “내비게이션대로 가주세요”라고 답했고, 그제서야 기사께서는 “알겠습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라며 차량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자가 탑승한 타다 넥스트는 현대 ‘스타리아’ 9인승 LPG 차량이었다. 계기판에는 차량 총 주행거리가 1398km를 운행한 것으로 표기됐다. 차량 출고 시점을 여쭤보니 차량이 출고된 지 3일밖에 지나지 않은 새 차라고 했다. 청결한 실내와 새 차 특유의 향, 아직 비닐도 제대로 벗겨지지 않은 내장재들을 보며 타다의 새로운 출발을 다시 한번 실감한 순간이었다.
타다 넥스트는 고객에 대한 배려에 신경 쓴 부분이 많아 보였다. 뒷자리에는 스마트폰 충전 선이 2개 비치돼 있어 2명이 탑승한다고 해도 각각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 사이에는 손 소독제와 공기청정기를 비치해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조수석 헤드레스트를 탈거했다는 점이다. 뒷자리에 앉아있으면서도 조수석 헤드레스트가 없으니 전방 시야가 탁 트여있었다. 이유를 여쭤보니 “이게(헤드레스트) 없으면 뒷자리에서 앞 시야가 잘 보여 시원시원하다”고 답했다. 스타리아 특유의 큰 창문과 함께 전방 시야까지 깨끗하니 답답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량 운행뿐만 아니라 뒷자리에 있는 손님까지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약 25분간 운행하는 동안 기사분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모든 대화는 기자가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변을 들었을 뿐이다. 기사분께서 기자에게 먼저 대화를 시도한 적은 없었다. 이 부분 역시 손님들이 편안하게 타다 넥스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다 넥스트는 아직 베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객이 입소문을 타고 이용한다고 했다. 20개월 만에 돌아온 타다가 지나다니는 것을 보고 반가워서 일부러 호출한 손님도 있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만든다는 점을 어떤 업종이나 어렵겠지만, 타다는 그걸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10월 개봉한 ‘타다: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에는 구성원들이 얼마나 힘겹게 타다를 유지하고 있는지 잘 나타난다. 그들이 이제는 웃을 수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다 넥스트는 서비스 안정화 및 토스의 결제 서비스 등과 연동을 거쳐 내년 초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