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과 세금 인상 정책 맞물려 처분 속도
1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인사이더스코어를 인용해 올해 이들이 690억 달러(약 81조 원) 상당의 주식을 처분했다고 보도했다.
처분 금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지난 10년 평균 대비 79%나 많은 수준이다. 주식을 처분한 임원 중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유명 인사도 포함됐다.
현재까지 머스크 CEO는 98억5000만 달러 상당 주식을 처분했고 베이조스 창업자는 99억 7000만 달러어치를 매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사이더스코어는 머스크 CEO와 베이조스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월마트를 창업한 월턴가 특수관계자 등 네 집단이 전체의 37%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올해 역대 가장 많은 주식을 처분한 데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조세 정책과 관련이 높다.
실제로 머스크 CEO는 최근 테슬라 지분을 대량으로 처분하기 직전 미 의원들과 억만장자세를 놓고 설전을 벌이며 세금 인상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증권신고서를 통해 스톡옵션을 행사한 과정에서 발생한 세금 납부를 위해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나델라 MS CEO 역시 MS 지분 절반을 처분한 것으로 신고됐는데, MS 측은 “개인 재무 계획과 자산 다각화를 위한 처분”이라고 밝혔다. 인사이더스코어의 벤 실버맨 애널리스트는 “이번 처분은 머스크 CEO의 최근 매각과 유사하다”며 “시장 버블을 이용하면서도 세법 변경에 앞서 움직인다는 점에서 초부유층들은 많은 감각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던 억만장자세는 좌초했지만, 여전히 고소득자에 대한 연방세 인상 가능성은 남아있다. 미 하원은 10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에 대해 5%의 추가 세금을, 2500만 달러 이상에 대해선 8%의 추가 세금을 매기는 것을 제안한 상태다.
CNBC는 “임박한 세금 인상과 높은 주가가 이들이 차익 실현하도록 부추겼다”며 “12월은 납세 계획으로 인해 주식 처분이 활발한 달인만큼 매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