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자식보다 하루 더 살고 싶은 한국 부모, 이제 끝내자”

입력 2021-12-0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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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장애인부모연대 만나 "구조 개선, 사회 전체 책임"
부모연대 "예산도 사람도 장애인 차별"
심상정, '장애인인지 예산' 마련 공약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장애인부모연대' 단식농성장을 방문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장애인부모연대' 단식농성장을 방문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부모연대와 만나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또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시민권'을 강조하며 선진국 수준의 예산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장애인부모연대' 단식농성장을 방문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이들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며 현재 9일 차 무기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약 70명의 부모가 릴레이 단식에 참여했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이라고 했다. 발달 장애 자녀를 둔 한 아버지는 "그냥 비장애인 속에 장애인도 포함하면 되는데, 예산도 사람도 장애인을 분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비장애인 아동인 경우, 지역아동센터에서 저녁 식사까지 돌봄 지원을 받기에 부모들이 일할 수 있지만, 장애아동은 2시간밖에 지원받을 수 없어 생계 생활이 어렵다고 장애인 부모들은 호소했다.

심 후보도 북유럽 방문 경험을 언급하면서 "무엇이 선진국이냐. 가장 도드라진 게 장애인이 어떻게 시민의 일원으로 살아가는지였다"라며 공감했다. 심 후보는 북유럽 교실 풍경을 떠올리면서 "중증장애인들도 다 일반 학생들하고 같이 공부한다. 그리고 장애인 보조교사도 붙어 있었다"며 "이처럼 (선진국은) 장애인에게 지원을 하면서 어릴 때부터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한 교육을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심 후보는 '장애인 시민권'을 강조했다. 그는 북유럽과 한국의 복지 체계가 다른 배경에 '시민권 인식'을 꼽으면서 "스웨덴인 경우, 부모가 아이에게 손찌검만 해도 바로 격리한다. 당신 자식 이전에 '스웨덴 시민'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들도 대한민국 시민"이라며 "장애인 지원을 마치 무슨 큰 시혜나 베푸는 것처럼 보는 인식이 아직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게 참 안타깝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농성장에서 만난 것도 벌써 몇 년째입니까. (개선) 속도가 너무나 더뎌 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우리 아들보다 더 살아야 한다'는 한 참석자의 말에 울컥하기도 했다. 27세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한 어머니는 "아들이 센터에서 내준 숙제를 한번도 빼먹지 않고, 하루에도 2번씩 올린다. 아들에게 '왜 이렇게 열심히 하니'라고 물어보니 아들이 엄마 없어도 시설에 가지 않으려면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했다.

담담하게 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던 심 후보는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제가 같은 부모로서 아파하는 마음 이해한다"며 "모든 것을 걸고 버티고 계시지만, 내가 우리 아이보다 좀 더 살아야 한다는 말씀, 이제는 국가가 책임 있게 떠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간담회를 마친 뒤 심 후보는 농성장 옆에서 '장애인복지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그는 △장애인등록제 폐지 및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발달장애인 포함 중증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장애인 최저시급제 적용 폐지 및 장애인 노동권 보장 등을 제시했다.

심 후보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개선은 장애 당사자나 그 가족만의 몫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며 "장애인이 자기결정권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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