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재생에너지 불안전성 해법, 조명에서 찾다”…탄소중립 해결사로 나선 메를로랩

입력 2021-1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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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기반 에너지플랫폼 스타트업…업계 최초 전력거래소와 주파수제어 실증 업무협약

▲25일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 메를로랩 본사에서 신소봉 대표(왼쪽)와 최원재 부사장이 IoT 친환경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25일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 메를로랩 본사에서 신소봉 대표(왼쪽)와 최원재 부사장이 IoT 친환경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205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60~80%로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RE100 선언의 후속 조치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기에는 부족하다. 태양광과 풍력 등 간헐적인 출력을 가진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정확히 예측하고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의 일명 ‘계통 불안전성’이 탄소중립의 장애물인 셈이다. 메를로랩은 수천 개 조명을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는 친환경 솔루션에서 이 불안전성의 해법을 찾았다.

신소봉 메를로랩 대표는 6일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 본사에서 가진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전력 계통에 있어 이런 ‘노이즈성’으로 발생하는 피크 수요는 발전 계통에 엄청난 과 투자를 요구한다”며 “IoT로 연결된 수많은 기기가 사용하는 에너지들이 한 순간에 몰리지 않도록 약간의 ICT 기술이 가미가 되면 이 수요를 항상 일정 수치 아래로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여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실효성 있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2030 신재생에너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발전설비용량과 실효율량. (사진제공=메를로랩)
▲2030 신재생에너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발전설비용량과 실효율량. (사진제공=메를로랩)

메를로랩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에너지플랫폼 스타트업이다. 2012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ㆍ박사 출신 4명이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했다. IoT 개발연구만 8년 동안 진행해 작년에 산업용ㆍ가정용 스마트 조명 완성품을 내놨다. 당장 국내 전력 사용량의 20%를 차지하는 조명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는 것에 착안했다. 조명의 조도와 에너지 효율 등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신 대표는 “IoT 솔루션은 에너지 계통의 투자 비용을 급격히 낮춰준다”며 “여기서 절약된 비용을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 자원 확보에 투자할 수 있게 돼 탄소중립을 실현할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메를로랩은 단순히 조명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닌 에너지 발전량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기업에 가깝다. 평범한 조명을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필요한 유연성 자원으로 전환해 고객사의 탄소중립 정책과 ESG 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CJ 중부복합물류터미널과 서울 메트로타워, 가락시장 등에 IoT 스마트 조명을 공급하고 있다.

▲25일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 메를로랩 본사 내 마련된 가정용 스튜디오에서 신소봉 대표가 조명을 이용한 무선통신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25일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 메를로랩 본사 내 마련된 가정용 스튜디오에서 신소봉 대표가 조명을 이용한 무선통신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최원재 메를로랩 부사장은 기존 IoT 기업들과의 차별성이 있냐는 질문에 메를로랩이 무선통신을 직접 다룰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최 부사장은 “다른 IoT 기업들이 통신이나 반도체 기술의 한계로 막혀버린 곳에서도 그걸 해결하는 기술을 직접 개발했다”며 “수천 개의 기기를 하나로 묶는 무선기술, 디지털 빛 신호를 쏘는 조명 등과 같이 다른 IoT 기업들이 시도하지 못하는 기술을 상용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의 말처럼 본사 내 마련된 가정용 스튜디오에 설치된 조명이 무선통신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연동된 조명을 통해 TV를 켜고 끌 수 있었으며, 오래된 가습기부터 에어컨까지 조명을 통한 무선통신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메를로랩은 최근 전력거래소와 IoT 스마트 조명을 활용한 주파수 제어 실증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IoT 조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가 가진 고질적인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업계 최초 실증 사업이다.

주파수 제어란 전력계통의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기 위해 발전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수요에 맞춰 출력을 조절하는 것이다. 주파수 제어가 어려운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증가함에 따라 주파수 제어를 위한 새로운 자원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25일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 본사에서 메를로랩과 전력거래소가 IoT 스마트 조명을 활용한 주파수제어 실증 업무협약을 체결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를로랩)
▲25일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 본사에서 메를로랩과 전력거래소가 IoT 스마트 조명을 활용한 주파수제어 실증 업무협약을 체결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를로랩)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메를로랩에서 개발해 보급되고 있는 IoT 조명은 작업환경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필요할 때 조명의 전력 사용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며 “주파수 제어에 좋은 수요자 측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를로랩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스마트 조명 사업으로 매출액은 연평균 20%씩 꾸준히 상승해 올해는 80억 원을 예상한다. 또한,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공기업 협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그동안 기관 투자자와 전통 제조업 기업, 이동통신사, IT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메를로랩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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