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금]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역할

입력 2021-12-08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수동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 연구위원

인플레이션은 원자재 및 임금과 같은 생산 비용의 증가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때 발생한다. 경제가 호황기나 회복기에 있을 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기업은 공급을 확대하여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킨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소비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고, 이것은 일시적으로 생활의 상대적인 비용을 증가시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부분의 기업은 줄어든 수요에 맞춰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공급을 줄여야 했다.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에 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은 상승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31년 만에 가장 빠른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로 측정한 2021년 10월 미국의 월간 인플레이션율은 6.2%이다. 이 수치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그리고 올해 2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6.7% 증가하였고, 백신 접종과 함께 미국 경제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최근 인플레이션율 급등의 주요 부문은 연료와 상품 분야이다. 에너지, 운송 및 육류제품 등이 가파른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소비재 지출은 전염병 이전보다 평균 15% 더 높다.

한편 코로나로 인한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나라는 미국만이 아니다. 미국과 세계가 다시 문을 열고 사람들이 돈을 지출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이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 수요의 강도와 구성뿐만 아니라 공급의 제약이 물가 상승의 근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일시적인 성격을 가진 명백한 원인은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금과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율이 당분간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율이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과 주요 8개국 등 총 46개국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1년 3분기 인플레이션율은 2019년 3분기보다 39개국에서 높게 나타났다. 미국을 포함한 16개국에서 인플레이션율은 2019년 대비 2%포인트 이상 높았다. 비교 기간 미국이 기록한 3.58%포인트의 인플레이션율 상승은 브라질과 터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재닛 옐런 재무장관, 행정부 관계자 등은 이번 인플레이션이 전염병으로 인한 특별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요인이 해소되면 인플레이션율은 낮아지고, 1996년부터 연준이 튼튼하고 성장하는 경제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는 2%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공급망이 회복되고 수요가 안정되면,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 예상한다. 원유가격의 하락과 항구의 물류 적체 해소 조짐은 고조되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킬 희망적인 신호로 해석한다.

인플레이션율이 왜 이렇게 빠르게 상승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이런 추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그리고 당국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너무 가볍게 받아들이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는 금리 인상을 주저하였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공급 병목 현상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고 믿고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연준의 정책 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근접하면 긴축 속도를 높일 것이라 다짐하지만, 일부에서는 너무 늦었다고 우려한다.

필요한 해결방안 중 하나는 상품이 미국 소비자에게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개선하는 것이다. 기업은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공급망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려는 강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당국은 선적된 컨테이너의 처리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항만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공급망 혼란은 해결되는 조짐을 보이고, 주요 항구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다른 해결책은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석유 비축분을 방출하는 것이다. 에너지 공급량 증가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은 상품 가격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낮은 에너지 가격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다른 상품의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행정부 관리들은 이미 에너지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석유 업계와 협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백신 접종률 제고와 합리적인 보건정책을 통해 전염병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존 공급망에서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동 공급을 촉진해야 한다. 구직자와 일자리의 매칭을 원활하게 하고, 노동시장에 대한 정보 접근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을 적절히 통제하는 정책은 공평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회복을 지원하는 정책과 동일선 상에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간 우리 기업들, 대응책 고심
  • 韓 시장 노리는 BYD 씰·아토3·돌핀 만나보니…국내 모델 대항마 가능할까 [모빌리티]
  • 비트코인, 9.4만 선 일시 반납…“조정 기간, 매집 기회될 수도”
  • "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MVP 등극한 KIA 김도영, 수상 소감도 뭉클 [종합]
  • '혼외자 스캔들' 정우성, 일부러 광고 줄였나?…계약서 '그 조항' 뭐길래
  • 예상 밖 '이재명 무죄'에 당황한 與…'당게 논란' 더 큰 숙제로
  • 이동휘ㆍ정호연 9년 만에 결별…연예계 공식 커플, 이젠 동료로
  • 비행기 또 출발지연…맨날 늦는 항공사 어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11.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470,000
    • -3.66%
    • 이더리움
    • 4,653,000
    • -2.33%
    • 비트코인 캐시
    • 679,500
    • -4.16%
    • 리플
    • 1,887
    • -4.94%
    • 솔라나
    • 320,100
    • -6.46%
    • 에이다
    • 1,280
    • -8.77%
    • 이오스
    • 1,112
    • -2.2%
    • 트론
    • 266
    • -7.64%
    • 스텔라루멘
    • 620
    • -11.1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0,800
    • -4.67%
    • 체인링크
    • 23,570
    • -7.24%
    • 샌드박스
    • 871
    • -16.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