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 설비 투자로 연말 성장동력 찾는 코스닥 기업들

입력 2021-1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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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ㆍ'인프라 구축' 키워드로 연말 대규모 투자 결정 이어져
실적 자신감 → 투자 이어지는 경향
적자에도 재무 구조 개선보다 선제적 투자에 방점

연말 코스닥 업체의 투자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화장품 제조, 반도체, 2차 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기업들은 'R&D'와 '인프라 구축'을 키워드로 신규 시설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이 올해 흑자를 기반으로 투자에 나섰지만, 그 가운데는 올해 적자를 기록 중임에도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서는 곳도 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작업이 그만큼 절실한 것으로 해석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일 네패스아크는 신공장 건설에 631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네패스아크 자기자본(1740억 원)의 36.25% 규모다. 이 회사는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모회사인 네패스가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부문을 물적분할해 세운 회사다.

'실적 자신감'이 설비 투자의 배경이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패스아크는 2019년 547억 원, 2020년 67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80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한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네패스아크는 "당사 매출액 증가는 기계장치 등에 대한 설비 투자의 증가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4만3300원을 기록했던 네패스아크 주가는 이튿날 13.05%(5650원) 급등한 데 이어 8일 오전 10시 37분 기준 5만1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화장품 연구개발 및 제조업체 코스메카코리아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 신규 R&D 시설 건설에 409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금액은 자기자본의 23.7%에 해당한다.

화장품 OEMㆍODM 업체 특성상 'R&D 강화'는 코스메카코리아에 최우선 과제다. 연구개발 인력은 전체의 40%에 달한다. 연구개발비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108억 원을 기록한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122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는 87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썼다.

R&D 강화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3분기 전년보다 247.6% 늘어난 6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과 중국 법인의 호실적 덕이라는 게 설명이다.

실제 코스메카코리아는 R&D 센터 건설 목적에 대해 "장기성장 인프라 구축 및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호실적을 바탕으로 시설 투자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하면 재무 부담을 안고서도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업체도 있다.

디스플레이 제조용 공정장비ㆍ이차전지 제조용 장비 등을 제작, 판매하는 나인테크는 지난달 말 자기자본의 15.5%에 해당하는 44억 원을 수원 고색 3산업단지 신규시설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3분기까지 53억 원이 손실을 기록 중임을 감안하면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선제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인테크는 구체적으로 이차전지 생산 인프라와 연구시설 구축에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이차전지 시장 개화에 따라 이차전지 장비 개발을 시작해 2019년부터 이차전지 제조업체에 본격적으로 장비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나인테크는 시장 성장에 발맞춰 향후에도 공격적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나인테크는 "리튬이온 2차 전지는 소형 모바일 기기에서 시작해 중형 전기자동차 분야 등 사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국가주력 성장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또한 국내ㆍ외 선진국들의 화석연료 규제로 인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전망도 매우 밝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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